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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어산책 Dec 03. 2020

계절을 산다

2018년 10월 27일의 기록

닿는 곳마다 아픈 날이 있다. 한숨만 한 번 쉬고 가려고 앉았는데, 그 순간마저도 다리가 저려서 앉은 듯 서서, 선 듯 몸을 굽혔다. 그런 나를 보고 사람들은 왜 그리 엉성하게 있느냐고 했다. 앉든 서든 하라고 했다.


주저앉지도, 서 있지도 못 하는 처지를 아는 이는 오직 나였다. 이렇게 멈추기엔 아까운 시절을 살고 있어서 다시 올 겨울을 알면서도 지금 내가 머무는 이 계절을 받아들였다.


그 다음이 겨울이란 것을 알면서도, 그 겨울은 꽤나 길고 매섭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 내가 머무는 이 계절을 산다.


내 안에 구름이 흐르고 언 땅이 녹는 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오직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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