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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욱 Apr 29. 2022

f-word는 함부로 써서는 안 될 말

최근 dj 소다가 미국 투어 중 뉴욕에서 LA로 가는 아메리칸 에어라인 비행기에서 불쾌한 일을 겪었다고 화제가 되었다.

처음에는 사진이 안 떠서 문장만 보고 바지가 불쾌하다고 다른 비행기에 타라는 게 말이 되나 싶었다. 뒤늦게 사진을 보고는 이건 어쩔 수 없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단 미국에서 f*ck you는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욕설이다. 


흔히 한국어의 "시발"이나 "엿 먹어"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필자의 체감 상 그보다 훨씬 심한 말이다. 한국어로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일단 원래 의미로는 f*ck은 성행위를 한다는 의미가 있다. 어원에서는 "시발"과 유사한 것이 맞다.(다른 얘기지만 한국은 공중장소에 욕설에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미국에서 f*ck이란 단어는 방송금지 용어임은 물론이고, 영화에 f*ck이라는 단어가 한 마디라도 들어가면 영화 자체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게 된다.


단어로서의 f*ck이나 f*cking은 놀랐을 때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로 할 수 있다 쳐도, f*ck you는 타인에 대한 모욕이라는 점에서 더 심한 욕설이다. 프랑스 영화를 번역할 때, "f*ck me"라는 용어가 너무 심한 말이라 "rape me"로 순화했다는 얘기가 있다. rape보다 f*ck이 더 심한 말인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 등 미국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생각할 사람도 많을 것 같다. 미국에서도 많이 쓰지 않냐고. 맞다. 많이 쓴다. 하지만 친한 사이에서만 쓴다. 손윗사람이나 잘 모르는 사람에게 써서는 안 될 말이고, f*ck이란 단어로 도배가 된 바지는 비행기에 타기에는 부적절하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항공에서도 규정 상 공격적인 복장은 금지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백인 남성이 입었어도 그렇게 대응했겠냐고 말한다. 그러나 백인이어도 비행기에서 쫓겨난 사례는 있다.

Man kicked off flight for wearing t-shirt with the word F**k on it | Metro News


비행기는 일단 상륙하고 나면 하늘 위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사람들이 폐쇄된 공간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항공사 직원의 지시가 절대적이다. 특히 미국은 9.11 테러의 악몽 이후로 항공사가 갑이고, 규정이 그렇다면 승객으로서는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물론 항공사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바지를 갈아입게 하거나 조롱을 한 것은 옳지 않다. 항공사 규정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하고 화장실에서 갈아입게 해도 될 문제였다. 인종차별로 악명 높은 항공사다 보니 그러한 혐의를 받게 되는 것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손님이 왕이라는 한국과 일본과 달리 미국에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에 친절을 기대하기 어렵다. 항공사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종의 문화적 차이라 할 수 있다.


dj 소다 씨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미국에서 f*ck이란 말이 얼마나 심각한 욕설인지 모르면 그럴 수도 있다. 사람들 앞에서 바지를 갈아입도록 요구받은 것도 당연히 불쾌한 경험이다. 다만 미국이나 외국에 나가는 사람이 f*ck이란 말을 사용할 때는 충분히 주의하기를 바라며 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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