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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

일상기록 프로젝트

by 유림
230807-2.jpg 유림 일상기록 프로젝트 <두시산책 : 매듭>



운동화 끈이 풀렸다


함께 탁구를 치던 어르신께서

풀어진 끊을 묶어주시며

이야기했다


“매듭을 잘 지어야지

등산화 묶듯이 묶어야 안 풀려”


냉장고에서 먹 다남은 과일을 꺼냈다


단단히 조여 있는 봉지를 풀며

동거인에게 짜증을 내뱉았다


“꽉 묶지 좀 말라니깐

매번 풀기 힘들잖아”


살다 보니

매듭 짓는 일이 꽤 중요하다


단단히 묶어야 할 매듭이 있고

느슨히 묶어야 할 매듭이 있다


매듭을 짓는 일 만큼

매듭을 푸는 일도 중요하다


복잡하게 엉킨 매듭을 풀지 몰라

헤매던 때가 있었다

아주 긴 시간을 허비한 후

결국 끊어버렸다


조여야 할

풀어야 할

끊어야 할 매듭을

판단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다


어찌 보면 매듭은

평생 반복하며

풀어나가야 하는 과제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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