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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환 Mar 30. 2018

런던아이를 바라보며 맥주 한 잔, 태터셜 캐슬 펍

런던 태터셜 캐슬 펍 (Tattershall Castle Pub)

 미세먼지가 맑은 하늘을 뒤덮어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마스크는 외출할 때 꼭 가지고 나가야 하는 필수품이 되었다. 미세먼지 때문에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없게 되었고 날이 저무면서 해가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과정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맑은 하늘과 해가 지는 모습... 힘들고 바쁜 일상에서 하루의 피곤함을 잠시라도 잊게 해 준 소소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미세먼지가 앗아갔다. 이럴 때일수록 맑은 하늘이 그리워진다. 영국은 미세먼지 문제는 심하지는 않지만 흐린 날이 많고 비가 자주 와서 날씨가 좋지 않은 날들이 많다. 그래서 날씨가 맑고 따뜻하면 항상 밖으로 나갔다. 학교 벤치에 앉아서 친구들과 낮에는 양조학 공부를 하고 저녁쯤이 되면 자주 가는 단골 펍에 가서 테라스에 앉아서 맥주를 마셨다. 그렇게 영국의 맑은 날을 즐겼다.

런던 테터셜 캐슬 펍 (Tattershall Castle Pub)

 영국 런던에서 화창한 날씨를 즐기는 방법은 개개인마다 다르다. 스트리트 마켓에서 음식을 사서 야외에서 먹거나, 조깅을 하거나, 동네 공원을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야외에서 차와 스콘을 먹거나... 좋은 날씨를 즐기는 방법은 너무나도 다양하다. 만약 필자에게 날씨가 맑은 영국 런던의 어느 날 무엇을 할 거냐고 물어본다면 태터셜 캐슬 펍(Tattershall Castle Pub)에 가서 맥주를 한 잔 시킨 다음 템즈강의 바람과 따스한 햇빛을 즐길 거라고 답하고 싶다.

펍에서 마신 홉 하우스 13(Hop House 13) 맥주

 태터셜 캐슬 펍(Tattershall Castle Pub)은 런던 템즈강에 떠있는 보트 펍이다. 지하철 노던 라인(Northern Line)을 타고 임뱅크먼트 역(Embankment Station)에서 하차 후 걸어서 5분 정도 가면 된다. 보트 펍에 올라서면 정면에 런던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런던아이를 볼 수 있고 오른쪽에는 영국을 대표하는 국회의사당과 빅벤을 볼 수 있다. 보트 펍에 올라서는 순간 런던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한눈에 다 담을 수 있다. 맥주 한잔 시켜서 천천히 움직이는 런던아이를 바라보면서 템즈강 바람과 함께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여행 일정이 타이트하고 지칠 때 잠시 들려 맥주 한 잔 하면서 숨을 돌리기에 좋은 곳이기도 하다. 저녁 시간이 되면 해가 지면서 점차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도 볼 수 있다. 밤이 되면 런던아이에 불이 들어오고 런던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펍이다. 맥주만 전문적으로 파는 펍이 아니라 와인, 칵테일, 증류주 등등 다양한 주류를 파는 펍이다. 맥주는 블루문, 홉 하우스 13, 시에라 네바다, 브루클린 라거, 사이더 정도 가지고 있다. 필자는 태터셜 캐슬 펍에서 홉 하우스 13(Hop House 13)이라는 맥주를 주문했다. 흑맥주 대표 브랜드인 기네스(Guinness)에서 출시한 5% 도수를 가진 라거 맥주이다. 대중적인 페일 라거와는 다르게 라이트한 엠버(Amber) 색깔을 가지고 있고, 탁하지 않으며, 홉의 호피함과 씨트러스한 향을 좀 더 느낄 수 있는 라거 맥주이다. 은은하고 기분 좋은 홉향과 씨트러스한 향을 즐길 수 있어서 대중적인 페일 라거만 많이 마시던 사람들이 새로운 라거 맥주를 마시고 싶을 때 추천하고 싶은 맥주이다. 태터셜 캐슬 펍에는 런던의 유명한 크래프트 맥주는 없지만 인생이 복잡하고, 생각이 많아지고, 여유가 없을 때 잠시 들려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맥주를 마시기에 좋은 거 같다. 화창한 날, 아름다운 런던 배경, 템즈강 바람, 시원한 맥주 한 잔... 힘들고 생각이 지칠 때 맥주 한잔 마시면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소소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 어느새 힘들고 지친 마음도 가라앉힐 수 있는 곳이 태터셜 캐슬 펍이 아닐까 생각된다.

해가 지면서 점차 붉게 물드는 영국 런던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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