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스버그 스페셜 브루 (Carlsberg Speical Brew)
요즘 집 앞 편의점을 가면 적어도 20종류의 맥주 브랜드를 쉽게 볼 수 있다. 늦은 밤 굳이 맥주를 사러 대형마트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편의점 '4캔 만원’은 하루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중요한 삶의 요소가 되었으며 바쁜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가 되었다. 편의점 '4캔 만원' 코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맥주 중 하나는 칼스버그(Carlsberg) 맥주이다. 칼스버그 맥주는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덴마크 맥주이다. 오로지 칼스버그 라거 맥주만 열심히 만들 거 같은 칼스버그에서 특정인을 위해 만든 맥주가 있다. 바로 칼스버그 스페셜 브루(Carlsberg Special Brew) 맥주이다. 특정인을 위한 맥주? 칼스버그는 덴마크 맥주 회사니까 덴마크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덴마크인을 위해서 만든 맥주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특정 영국인을 위해 만든 맥주이다. 덴마크 맥주 회사인 칼스버그가 특정 영국인을 위해 맥주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아마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칼스버그 스페셜 브루 맥주는 바로 영국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Sir Winston Churchill)을 위해서 칼스버그에서 만든 특별한 맥주이다. 사실 필자도 영국에서 유학을 하기 전까지 칼스버그 스페셜 브루 맥주가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필자가 살던 영국 노팅엄 지역에 있는 대형 마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맥주였다. 우연히 영국 셰필드를 여행하는 도중에 대형마트에 갔다가 평상시 보던 칼스버그 맥주 상표 색깔이 초록색이 아니라 황금색이길래 유심히 봤더니 칼스버그 스페셜 브루라고 적혀있었다. 처음에는 리미티드 에디션 맥주인 줄 알고 구매했지만 나중에 칼스버그 홈페이지에서 어떤 맥주인지 찾아보니 칼스버그에서 윈스턴 처칠을 위해서 만든 맥주라고 한다.
칼스버그 스페셜 브루(Carlsberg Special Brew) 맥주는 1950년 영국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이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칼스버그에서 만든 맥주였다. 당시 칼스버그에서는 윈스턴 처칠이 자주 마셨던 브랜디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칼스버그 스페셜 브루 맥주를 만들어서 영국 윈스턴 처칠 집에 보냈다고 한다. 1970년 초 영국 시장에 유통되었으며 지금은 영국 마트에서 나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고도수 라거 맥주가 되었다. 사실 칼스버그 스페셜 브루는 원래 9% 도수의 500ml 캔에 포장돼서 출시되었다. 몇 년 전 영국 정부와 칼스버그 회사가 한 캔에 알코올 함량이 4 유닛 이상 넘지 않는 '리스폰서빌리티 딜(Responsibility Deal)'을 합의함으로써 칼스버그 스페셜 브루 맥주의 도수는 8%로 낮추고 용량도 줄여서 440ml 캔에 출시하고 있다.
칼스버그 스페셜 브루(Carlsberg Special Brew) 맥주는 스트롱 필스너(Strong Pilsner) 스타일의 맥주로 도수는 8%이다. 물, 보리 맥아, 글루코스 시럽(Glucose syrup), 홉, 효모를 사용해서 만든 맥주이다. 주로 4캔 x 440ml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8파운드 정도에 대형마트에서 팔고 있다. 1 캔당 2 파운드로 고도수 맥주 치고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의 맥주이다 (현재 환율 기준 한화로 3000원 정도이다). 영국 고도수 맥주 중에 가격이 제일 착한 맥주가 아닐까 싶다. 풍부한 하얀 거품, 탁하지 않으며, 황금색을 가진 맥주이다. 몰티, 캐러멜, 알코올 향을 느낄 수 있으며 캐러멜과 시럽 같은 풍미가 특징인 맥주이다. 고도수 라거 맥주 치고는 부드러운 마우스 필과 탄산, 그리고 기존 라거에서 느낄 수 없던 묵직한 풀바디감과 깔끔한 쓴맛이 느껴지는 맥주이다. 마시면 마실 수록 알코올 향이 더욱더 심하게 느껴지며 드라이한 맥주였다. 코냑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맥주 캔에 쓰여 있지만 개인적으로 코냑 풍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칼스버그 스페셜 브루(Carlsberg Special Brew) 맥주는 음식과 같이 먹는 것 보다도 그냥 마시는 게 더 좋을 거 같다. 마실 수록 알코올 향과 풍미가 점점 강하게 느껴지는 맥주라 음식과 같이 페어링해서 마시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맥주인 거 같다. 대신, 추운 겨울이나 비가 오는 쌀쌀한 날에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마시기에 좋은 고도수 라거인 거 같다. 아직 한국에는 수입되지 않는 맥주이지만 비가 많이 오는 영국을 여행 중이라면 칼스버그 스페셜 브루 맥주 한 잔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은 좋을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