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커 라운지 홍대점에서의 발견
데스커 라운지를 아시나요? '일하는 사람들의 연결고리'를 지향하는 공유오피스이자 오프라인 커뮤니티인데요. 각종 전시, 행사, 커넥트 라이브러리, 워커스룸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저는 데스커 라운지의 프리랜서 이벤트를 참여했다가 종일권에 당첨되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집중해야 할 일이 있어서 큰 기대 없이 방문했다가 촘촘한 공간 설계와 고객 경험을 위한 다양한 장치에 깊은 인상을 받게 되어 공유하고자 글을 쓰게 됐어요.
1.
소속 없이 독립적으로 일을 하면서, 일에 대한 여러 고민들이 머릿속에 정리되지 않은 채 엉켜 있었습니다. 고민은 오랫동안 어디서부터 손 대야 할지도 모른 채 그 자리에서 켜켜이 쌓여갔습니다. 하지만 고민은 고민대로 제쳐두고, 오늘의 할 일에 집중하려고 방문했는데요. 이곳에서 예상치도 못하게 일의 고민을 해결해 줄 실마리를 찾게 되었답니다.
2.
입장하자마자 커넥터분이 공간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는데요. 일하는 사람들의 ‘연결’에 포커싱을 맞춰 정말 촘촘하게 공간이 설계되었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표면적인 수준의 연결이 아닌 실질적인 연결을 위한 다양한 장치들이 섬세하게 마련되어 있었거든요.
이제 공유오피스는 일의 몰입과 편의성을 위한 장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촘촘하게 네트워킹을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만 경쟁력이 생기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좋았던 여러 장치 중 특히 제게 인상적이었던 공간을 공유해 볼게요.
그중 하나가 Letter to Worker입니다. 일에 대한 고민을 편지로 써 내려가면, 이미 경험을 쌓은 선배가 정말 다정하고도 구체적인 위로를 답장으로 전해줍니다. 편지와 답장은 벽을 따라 쭉 전시되어 있어요.
고민을 적어나간 편지보다 위로와 조언이 담긴 답장의 페이지가 훨씬 빽빽하다는 게 인상적이었는데요. 내 고민을 나보다 더 적확하게 쓴 누군가의 편지와 깊고 다정하게 고민한 흔적이 가득한 답장을 읽어나가다 보면, 보이지 않던 동료를 만난 것처럼 머리가 선명해지는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 하나는 커넥트룸에서의 크고 작은 행사들입니다. 매일 2시, 5시에 캐주얼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여러 행사가 진행됩니다. 대화를 위한 '도구'가 무엇이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 장소에 온 것만으로도 일면식 없었던 누군가 앞에서 일에 대한 고민을 스스럼없이 털어놓게 되고, 다정하게 이야기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 게 중요하죠.
'아니, 처음 보는데 이렇게까지 얘기한다고?''아니, 내 고민을 이렇게까지 다정하게 경청해 준다고?' 싶은 순간은 계속되었습니다. 낯설 정도로 모두가 다정했는데, 오히려 모두 낯선 사람들이라 가능한 일이라는 것도 금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식의 연결이라니, 참 신기하고도 즐겁고도 울컥하는 경험이었습니다.
3.
일에 대한 고민이 내 안에서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찾은 답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실은 도움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어요. 창피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귀한 시간을 뺏는 건 아닐까 걱정되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오늘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윤소정 디렉터님의 편지로 용기를 풀충전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분들의 조언에 따라, 당장 머릿속에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봤어요.
이렇게 사람들은 생각보다 더 다정하다는 걸 배웁니다. 그리고 일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 그리고 일의 본질 역시 ‘연결’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에 몰입하고 싶은 분들에게도 그렇지만, 일과 업에 대한 고민이 있는 분들께 영감 가득한 데스커라운지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