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마케팅팀만의 숙제가 아니다
모든 기업의 목표는 많이 팔고 이익을 극대화 하는데 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시켜 주는 것은 결국 고객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많이 팔까?”, “어떻게 해야 수익을 극대화 할까?”가 아닌, “어떻게 해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어떻게 해야 고객에게 우리의 가치를 알릴 수 있고, 어떻게 해야 고객에게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을까?” 라고, 문제를 보는 관점을 항상 ‘고객’을 놓고 보아야 한다. 고객은 작은 물건을 사더라도 가격과 성능, 디자인을 비교해보고 고민한다. 그들은 판매자보다 훨씬 많이 찾아보고, 고민하고, 움직이는 전문가이다.
따라서 마케팅은 마케팅 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고객의 마음과 연결되기 위해 소통하고,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마케팅 활동으로 봐야 한다. 영업부는 고객이 필요한 정보를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알려주는 마케팅 역할을, 개발부는 고객에게 편리한 지불옵션과 지불 시스템을 개발하는 마케팅 역할을, 인사부는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에 동의하는 직원을 선발하고 적재적소에 직원을 배정하여 고객의 만족을 극대화 하는 마케팅 역할들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마케팅 관련 서적에서 그토록 중요하다고 하는 회사의 핵심 가치와 미션, 비젼 등은 이런 이유로 사장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든 부서, 전 직원이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모두를 만족 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사업 초기 ‘우리는 이 제품(서비스)으로 누군가의 어떠한 문제를 해결해서 기쁨을 주겠다’ 했던 자사의 초심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그 당시 생각했던 그 ‘누군가’가 주요 고객인 것이고, 그들에게 집중을 해야 문제의 범위가 축소되고 해결책이 보이기 시작한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평가는 얼마만큼 고객을 잘 이해했고, 만족을 줬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내가 아닌 타인의 생각과 마음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쉽지가 않기에, 아마도 이 작은 차이가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우리는 어쩌면 이 중요한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될 만한 단서를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다. 가수 김건모의 노래 중 “내게 그런 핑계 대지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라는 가사가 있다. 그 노래 가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고 “센스 있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 사람들은 늘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학창시절부터 배운 중국의 사상가 [맹자]가 남긴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유래한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고사성어는 세상 모든 일의 핵심 원리를 알려주고 있다. 즉, 상대방이 처한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마음을 헤아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
모든 마케팅의 기본은 그것을 소비해 줄 고객이 있어야 하고, 모두가 아닌 그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그것을 알지 못한 채, 여기저기서 좋다고 하는 기술적인 마케팅 방법들만 도입된다면 헛물켜는 일이 될 수 있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관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중요한 활동이다. 우리는 각자의 경험에 의존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만 삶은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객관적인 관찰자를 통해 수정·보완 사항을 찾아내는 것이 유리하다. 고객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은? 불만은? 결핍되어 있는 것은? 갈망하는 것은? 이러한 것들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충족되지 않은, 보이지 않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욕구를 발견할 수 있게 해준다. 관찰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기업 스스로에게도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어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