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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dbootsbookclub May 04. 2024

사진처럼 엉망진창인 내 인생

갤러리스트 일기 _시즌1



비염 때문에 고생 중인 아들을 보면서

너무 속상합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정신없이 바빴던 날이었어요.

그럼에도 뭔가 채워지는 느낌은 없었던

허기진 하루였습니다.


그러니 또 자연스럽게 밀가루로 배를 채우게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sns 잘 하긴 글렀습니다. 사진을 너무 못 찍네요. 뭔가 보여주고 싶은데 정작 뭘 보여주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전시를 자주 열다 보니 약간 직업병이기도 합니다. 허기져서 일하다가 밤늦게 집에 들어와도 이렇게 하나라도 사진을 올리고 글을 써내야 속이 후련합니다.


아니, 그보다는

더 살아있고 싶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살아있다는 걸 스스로 어떻게 알 수 있죠?


인공지능도 우리처럼 생각하지 않을까요?


주변과 소통하고, 사랑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면 살아있는 것 아닌가요?






위 사진 속 사람들,

애정하는 작가들,

글 쓰는 사람들이에요.


여기에 나오는 작가들의 소설이나 글을 너무 좋아합니다.


졸음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해요.

사람이 잠을 못 자면 죽을 수도 있다는데

가끔은 그냥 이대로 가보고 싶다는

충동이 밀려올 때가 있어요.


왜 그럴까 생각하다 보면 또 밤이 어느새 지나가고요.



그래, 이 정도면 되지

만족해.


라고 말하고 싶어서

많이 웁니다.


그런데 눈물은 아직 안 나와요.


그만큼 힘들지는 않나보죠.

그냥 눈물이 날 것 같다가도

밤이 시작되면

잠깐 쉬어요.


몰아 붙여대는 의지도 잠깐 멈추고

전화도 잠시 던져두고

스케쥴러도 가방에 넣지요.


"더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아? "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알겠다고 하고


지금은 밤이니 잠깐 멈추라고 해요.

그러고는 나는 계속 슬퍼하고 있지요.

그것만큼은 계속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중학교 3학년 때, 시를 써서 내 짝꿍에게 주었어요.

백일장 대회였는데

쓸 게 없다며 고민하던 친구였어요.


나는 내 글로 장원을 했고,

친구는 장려상을 받았어요.

친구는 아주 기뻐했어요.

나도 아주 기뻤지요.


그게 뭐 대단한 일도 아닌데

감쪽 같이 선생님을 속인 것에 대해

통쾌했던 것 아닐까 싶어요.


그렇게라도 작은 일탈을 해보는 건

필요하지 않나요.




그러고 보니,

잠을 자지 않고 버티는 것도,

자지 않고 이렇게 써 대는 것도,

나에게는 소소한 일탈이었어요.



힘든 내색 없이

포기하지 않고 이렇게 가는 것에 대한

나만의 보상법인 것 같아요.


오래 앉아 일을 해서 허리에 뱃살이 자꾸 두꺼워져도 지적해 주는 동료가 없어요.


먹고 싶은 만큼 눈치 안 보고 먹지요.

가끔은 모른척하고 4끼를 먹기도 해요.

그러고는 든든하게 먹었으니

오늘 밤은 새우는 거다라고 마음을 먹지요.



마흔이라는 나이는...




여기저기 신체부위가 아우성 치기 시작해요.


그런데, 사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알아볼 겨를이 없어서 어떤 병원에 가야할지도 헷갈리네요.


그러다 덜컥 진단이 나오면

별수없이. . . 그제서야 바삐 움직이겠죠.


지금은 그냥. . .


글을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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