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책을 열게 만든다-2

개인적인 독서모임의 장단점

내가 다니는 독서모임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책을 정해주는데, 혼자였다면 굳이 읽진 않았을 것 같은 책을 억지로 읽게 하는 점에서 꽤나 매력적이다. 좋게 말하면 독서모임은 나에게 책편식을 하지 않게 해서, 내가 관심 갖지 않았던 혹은 등한시하던 영역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다. 선정되는 책들도 사람들의 관심과 이야기 나눌 주제 등 여러 가지에 대해 나름 고심해서 선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읽고 나서 독서모임원들과 이야기하고 나서 내가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기도 하고 같은 것에 대한 다른 의견들을 들어보면서 책을 막 읽었을 때보다 더 괜찮다고 생각한 경우가 아닌 경우보다 훨씬 많은 편이라 독서모임을 꾸준히 다니고 있다.

어쨌거나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책은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서 좋든 싫든 무조건 읽어야만 한다는 점이 나에게는 단점보다는 오히려 장점에 가깝다. 그런데 가끔 굉장히 위기인 순간이 있다.

바로 독서모임에서 지정한 책의 표지가 맘에 들지 않아서 책을 구매하기가 너무나도 싫을 때이다. 구매를 하지 않으니 읽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책이 아무리 좋은 책이라는 이야길 들어도 손이 가지 않는다. 내 생활범위에 도서관도 없어서 도서관에서 빌리기 어려울뿐더러 도서관에서 찾아봐도 누군가 이미 빌려간 경우가 많아서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새 책을 사는 것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지경에 이르러 중고서점에 가서 그 책이 있는지 살펴보곤 한다. 그런데 이마저도 나온 지 얼마 안 된 화제의 책이 선정된 경우는 무용지물이다. 혹은 e북으로도 사서 읽어보는 걸 시도해 보았으나 역시나 나에게는 종이책이 무거워도 가독성이 더 좋아서 그것도 힘들다.

나에게 좋은 책인지 아닌지는 읽어봐야 알 수 있는데 표지가 맘에 안 든다는 이유로 책이 사고 싶지 않아서 읽지를 못하니 난감한 경우가 더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