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20200320)
'꾹꾹이들 안녕, 먼저 구독, 좋아요, 그리고 알람설정까지 부탁해요 ~~'
이렇게 시작되는 한 사내의 영상. 자신의 싱글룸 방에서 카메라를 앞에두고 촬영을 한 그의 영상은 19초. 곧바로 업로드 된다 한들 업로드 전의 시간동안 도대체 그에게, 그 영상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저 이전 영상 업로드 시점으로 미루어보아 이번 영상에 걸린 시간만을 추측할 뿐. 보이지 않는 전달하고픈 강력한 메시지가 그에겐 있었고 보여주고픈 들끓는 에너지 덕분에 보일 수 있는 무언가가 탄생 된 것이다. 그것은 결코 멈춰만 있기 위해 탄생 되지 않았다. 개미떼처럼 달려드는 구독자는 급격한 조회수의 인플레이션을 기록시킨다. 무형의 무언가에 의해 채널 사이를 방황하던 '영상 유목민’들에까지 도달. 니즈가 맞으면, 재생은 된다. 설명하기 힘든 어떤 끌어당기는 힘은, 영상을 재생시킨다. 그것을 좋아하게 된 유목민은 ‘좋아요’와 함께 일방적 각별한 사이를 이뤄버리고 만다. 보기에는 쉬워보이는 이 프로세스는 꽤나 기적적인 해프닝. 맞지 않는 니즈는 그대로, 영원히 없을지도 모르는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스쳐간다. 번지수와 이 시간을 기록하지 않는한, 설명하기 힘든 어떤 끌어당기는 힘이 다시오지 않는 한, 그들은 다시 접할 수 없다. 19초는 60분이 되고, 100시간이 되고, 1억 시간이 된다. 1억 시간이 지나는 동안 불만스럽던 꾹꾹이1은, 자신의 바이브에 맞는 통로를 열어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의 영상을 업로드 한다. 그들은 공존하면서 멀어진다. 유목민이 구독 채널을 묶어 자신만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고 해도, 그건 그만의 해석일 뿐. 꾹꾹이2는 자신의 바이브에 맞는 자신만의 통로로 꾹꾹이1과는 비슷하지만 또 다른 느낌의 영상을 업로드 하였다..꾹꾹이2632은 자신의 바이브에 맞는 자신만의 채널을 만들어 구독자1과는 비슷하지만 또 다른 느낌의 영상을 업로드 하였다.….예쁜이1939의 달콤이133은 자신의 바이브에 맞는 채널을 열어 업로드한다. 19초는 72시간이 되어 30억 시간이 되었다. 400시간이 되어 300억 시간이 되었다. 1조 7,820억 시간이 되었다. 엔트로피가 허락하는 한, 시간은 끊임없이 팽창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의 속도는, 가속도는 이미, 커지고 있다. 이 시간을 기록하지 않는한, 설명하기 힘든 어떤 끌어당기는 힘이 다시오지 않는 한. 너와 나는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