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 존재의 무한한 착각.
우리의 변화하지 않을 것만 같은 답답한 일상을 살아가게 하는 힘은 위대한 철학가의 사상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식탁에 올려져 있는 맛있는 치즈와 빵과 좋은 커피 향에서만이 나날이 새로워질 수 있음을 안다. 무한 반복될 것 같은 일상은 사실 유한하게 존재하고, 우리의 하루는, 우리의 한 시간은, 우리의 일분일초는, 매 순간 변화한다. 다만 내가 인식체계가 감지하지 않을 정도로만 변화한다. 혹시나 내 인식체계가 잘못되어 모든 변화를 감지한다면 하루는 너무 버거워질 것이고 내 옆의 벗과 여유롭게 커피 한잔 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인식하는 것만이 전부라는 오만함에서 매 순간 벗어날 수 있기를. 내가 생각하는 그가 그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내 편견에 갇혀 세상을 바라보지 않도록. 그 또한 그렇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 해 떨어진다. 해 주워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