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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s meaningless May 27. 2023

뻔한 말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나는 내가 했던 말대로 살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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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수영을 하다 알게 된 분이 있다. 흰머리가 희끗희끗하게 드신 50대 중반의 남자분이다. 항상 나긋나긋하게 말씀하시는 그분은 선한 인상이 매력적이다. 말 그대로 멋이 있는 사람이다. 가장 멋진 점은 태도였다. 나이가 어려도 하대 하지 않고 친하다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말과 행동에 정중함이 배어있다.

 

하루는 수영을 마치고 그 분과 대화했다. 살아온 얘기, 자식 얘기. 이런저런 말을 나눴다. 어떤 주제로 대화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중간에 한 말이 인상 깊었다.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옵니다.’ 자연스럽게 저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하나 깨달았다.

 

‘뻔한 말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구나.’ 메시지의 설득력은 내용 그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그 사람의 캐릭터가 더 크게 좌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를 돌아봤다.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고,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뭐든지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했고 반성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걸 얼마나 지키면서 남들에게 이 말을 했을까. 당연한 이 말을 들었던 사람은 얼마나 공감했을까.

  

집에 돌아오는 길, 속에서 뜨거운 게 올라왔다. 그동안의 반성인지, 내가 한 말을 지켜 가자는 책임감인지, 더 성숙한 인격을 가지자는 희망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그분의 태도와 말이 동기가 된 건 분명하다.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한 고민보다,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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