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첼 Jan 06. 2022

NEW 구각 14개월 간의 기록 요약

2020년 10월 말, 뉴 구각을 오픈하고 나서 14개월 정도가 흘렀다. 야심 차게 10월 말에 오픈한 구각은 11월 코로나 거리두기로 인해서 운영시간이 9시까지로 제한되었고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리며 버텨냈다. 그 와중에 우리는 12월에 맡김 차림이라는 기획을 했고 3일 동안 6부를 돌렸다. 한 부에 10개의 메뉴를 내면서 불가능에 가까운 멍청한 짓(?)을 나와 아내 단 둘이서 해냈다. 맡김 차림을 기점으로 우리의 사고는 바뀌었다. 요리사 출신이 아닌 우리는 거의 매일 같이 수산시장을 비롯한 장을 직접 봤고 시장에서 싱싱한 재료를 구해와서 20개가 넘는 오늘의 메뉴를 손님들께 내었다. 할 수 있어서 한 일이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손님들께 좋은 재료 특별한 음식을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어떻게 손질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물건을 사 와서 요리를 한 게 수도 없다. 그렇게 즐겁게 장사를 하다 보니, 우리의 진정성을 알아봐 주시는 손님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고 어느새 내가 목표로 하는 많은 것들을 이룬 한 해가 되었다. 우리를 찾아 준 손님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구각을 찾아주신 여러분 한 없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진심이에요~~!!! 


뿌듯함을 가슴에 안고 2021년을 돌이켜 보며 구각의 1년 행보를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우리 이렇게 달려왔어요~~!!! 


1. 12번의 맡김 차림

20년 12월부터 21년 12월까지 13개월 동안 한 달도 빠짐없이 맡김 차림을 진행해왔으며 (부득이하게 홍어파티는 실패로 끝났지만 하지 않은 것은 아니기에...) 13개월 동안 약 70여 가지의 코스를 내었습니다.  매 회마다 고심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었는데 매 달 코스의 구성을 짜기 위한 스트레스는 장난이 아니었죠. 그래도 이런 노력 덕분에 구각의 요리실력이 날로 늘었던 것 같습니다~ 요새는 맡김 차림 올리면 30분도 안돼서 솔드아웃이 된다니~ 뿌듯하고 감사할 따름이죠~

2. 직원들의 목표셋팅

사업에 본질은 사람이다. 특히 요식업은 사람이 전부다. 

직원들의 역량을 키워줘야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구각에서는 매 달 개인 목표를 공유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서로 노력한답니다. 일반적인 술집에서 하지 않는 요상한 행동들을 구각에서는 하고있습니다!! 


3. 구각에서 낸 메뉴 오늘의 메뉴 포함

지금껏 약 60여 개의 메뉴를 내었네요~ 그중 인스타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 감태 김밥과 명란 무침 쌈이었군여!!!

4. 김치를 돈 받고 팔다.

저는 김치를 사랑하는 김치보이입니다!! 그런데 식당이나 어디를 가면 값싼 중국산 김치 뿐인 현실이 화가 났습니다. 왜 우리나라 식당에선 김치=공짜라는 인식이 있는 것일까...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구각은 김치를 팔기로 했습니다! 그냥 김치가 아니라 의미도 있고 맛도 좋은 김치를 판매한다면 손님들도 좋아할 거란 생각에서였습니다. 구각의 김치는 전라도 순천의 어머니들이 모든 재료를 국내산 100%로 만드는 정말 맛 좋은 전라도식 김치입니다. 이 판매금으로 우리 어머니들의 일자리까지 창출되니 1석2조인 셈이죠~ 처음엔 무슨 김치를 돈 받고 파냐며 불만 섞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요새 구잘알 분들은 김치부터 일단 시키고 시작하시죵~ 


5. 들기름면 키트 100개 판매

코로나 시국이 풀릴 겨를이 보이지 않아 구각에는 포장 문의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사이드 메뉴 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고 집에서도 간단히 해서 드셔도 구각의 그것과 다름없이 맛 좋은 밀키트를 기획했습니다. 

100개를 준비했는데 순식간에 완판이 되었던 기적!! 감사합니다~

6. 두 번째 가게 오픈

저희가 바라고 바랐던 두 번째 가게를 예상보다 6개월이나 일찍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일산의 또 다른 안식처가 되길 바라봅니다~ 

이름: 착각

나이: 3개월

특징: 모든 술을 잔으로 마실 수 있는 잔술바, 음악 선곡이 이미 일산이 아님. 을지로 갈 필요 없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

7. 목표 매출 달성!!

목표한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코로나 거리두기로 다시 9시까지 영업제한이 걸려서 우울해 있었지만 구각패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목표한 매출에 달성했고 직원들에게도 인센티브를 챙겨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8. 직원 8명.

아내와 저 단 둘이 시작했던 사업이 이제는 8명이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10명이 넘어가겠죠. 누군가를 고용하여 월급을 준다는 건 정말 뿌듯한 일인 것 같습니다. 월급을 받던 사람에서 주는 사람이 된다니... 언감생심이죠. 

9. 곶감말이 100세트 판매 

지난 12월 손님들의 홈파티를 위해서 곶감말이를 100세트 판매했었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완판 했으며 맛있다고 칭찬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10. 1년 동안 방문한 고객 약 10,245명 

저는 매달 구각에 몇 분이 오셨는지 체크하는데 1년 동안 대략 1만여 명의 손님들이 구각을 방문해주셨더군요. 정발산동 조금 한 골목에 위치한 누추한 곳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다고 생각하니 정말 감개가 무량하더군여. 감사하다는 말 그 이상이 떠오르지가 않네요. ㅠㅠ


이렇게 10가지 포인트로 구각의 1년을 정리하다 보니, 저희는 분명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어려운 시기에 폭발적인 성장을 한 모든 이유는 구각을 찾아주시고 사랑해주신 여러분 덕분입니다. 

사실 제가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 모든 것은 운이다. 잘되면 운이고 잘 되지 않으면 무조건 사장 탓이다. 우리가 잘해서 잘되는 거 없다. 

저는 정말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나 제 아내가 잘해서 구각이 이렇게 사랑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위에 저희를 도와주시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운의 흐름이 좋았던 것뿐이죠. 그 와중에 어려운 지점이 다가오면 저는 항상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가게를 운영해왔습니다. 그럼에도 1년을 돌이켜보니 조금의 뿌듯함은 만끽해도 될 것 같네요. 그 뿌듯함은 우리가 손님들에게 정말 최선을 다했구나 하는 마음입니다. 그 정도의 뿌듯함만을 가벼이 느끼며 저희는 2022년을 맞이하겠습니다. 


구각으로 시작되어 착각 그리고 다음...  저희의 행보는 아마 2022년에 조금 다른 방향을 갖고 움직일 것 같습니다. 구각과 착각은 조금 더 힙하고 세련된 모습을 기획하고 있으며 새로운 사업도 기획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이 저와 같은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제가 글을 쓰고 저의 행보와 가치관을 공유하는 이유이기 때문이죠.

 I wish i will make the world be a little bit better than now. 

제 꿈입니다. 그리고 저는 매일 조금씩 그 꿈을 이루며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브런치를 쓰는 것도 저로 인해 누군가 영향을 받는다면 저는 세상을 조금 더 이롭게 만들며 사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러분도 자신보다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한 꿈을 꾼다면 반드시 이뤄질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착각'은 자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