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와 영양 부족으로 쩍쩍 갈라진 맨살을 드러냈구나
차가운 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수 떨어지는 잎사귀에
너는 오늘 좀 더 야위었네
빨간 잎사귀가 바닥 천지사방에 핏물처럼 고여 있는데
고철 덩어리들은 무심하게도 갈 길을 재촉할 뿐이지
애도하는 마음 따위 전혀 없이
아이가 물었어
단풍잎이 차에 치었어 죽었으면 어떻게 해?
내가 대답했지
단풍은 이미 죽은 거야 저 잎이 떨어져야 내년 봄에 새 잎이 돋아난단다
말을 마치자 갑자기
코끝이 찡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어
실언을 한 거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지껄인 거지
나란 왜 이 모양일까
너는 죽은 것이 아닌데
왜 죽었다고 말해버렸을까
그래서 너는 오늘 죽어버렸잖아
겨울이 오고
나는 시들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