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살기'는 왜 하는 것일까?

속초 한 달 살기 D-7

진정한 휴식이란 무엇일까?


한 달 살기를 시작하고 처음 맞는 일요일 하루.

우리 가족은 진짜 찐 휴식을 맛보았다.


그동안 일 하느라 잠도 잘 못 자서

다크서클을 달고 다니던 남편.

일요일에 늦잠을 자고

또 낮잠까지 잤다.

그동안 잠이 너무나 절실히 필요한 몸 상태였는지

남편은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자고 또 잔다.


그 모습을 보는 아내의 마음이 어땠을런지.

대한민국에서 가장으로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딸린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그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웠을지 생각해 본다.


자기가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내야만

아니 주어진 양보다 더 해내야만 만족하는 남편은

정말 잠이 고팠나 보다.

이제야 이곳, 한 달 살기 숙소에서

숙면을 취하는 남편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우리가 살던 2층 아파트는 집이 아니었다.

우리가 시끄럽다고 아랫집에서 얼마나 성화를 부리고

인터폰 하고, 찾아오는지...

이 것 때문에 경찰까지 불렀으니 말 다했지...


한 번은 우리 아파트 앞을 지나가는데

아랫집 아주머니가 나를 보시곤

삿대질을 하며 뭐라 뭐라 소리친 일도 있었다.

그런 스트레스에서, 그 집에서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까치발을 들고 다녀야 했으며

아주머니 집에서 우리 말소리가 다 들린다고 항의하는 바람에

우리는 말도 소곤소곤 속삭여야 했다.


게다가 그 집은 햇빛이 하나도 안 드는 집이었다.

2층이라 밖에서도 우리 집 안이 훤히 다 보였다.

우리는 두꺼운 커튼을 치고

그 커튼을 한 번도 걷을 일이 없었다.

아이들은 "지금 밤이에요 낮이에요?"라고 자주 물었다.


또 겨울이면 얼마나 춥던지...

중앙난방 시스템이라 아무리 난방기 온도를 올려봐도

집이 따뜻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발을 디딜 수 있는 공간에는

모조리 두꺼운 소음방지 매트를 깔고 있어서

그 열마저도 다 차단되어 추웠다.


어둡고, 춥고, 아랫집에서는 우리가 시끄럽다고 하고...

우리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것 같았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은

처음에 정착한 한국의 집인 그곳에서 너무나 힘들어했다.

미국에서 자유롭게 자연을 누비며 매일같이 공원이며 산으로 다니던 아이들이

하루 만에 환경이 바뀌었으니...


나 역시도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남편이야 일하러 아침 일찍 밖에 나갔다가

저녁 늦게 집에 들어오니

그 고통은 덜 했으리라.

더군다나 나는 아이들을 홈스쿨링 했기에

그런 집에서 아이들과 종일 보내야 한다는 게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밑에 집 아주머니가 하도 우리를 괴롭혀서

한 번은 제주도로 강제 한 달 살기를 떠난 적도 있었다.

나와 아이들은 그렇게 해서라도 그 집을 떠나고 싶었다.


그렇게 2년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속초에서 한 달 살기를 시작한 지금.

이 곳은 진짜 우리 집이 아니지만

정말 진정한 쉼을 경험하고 누리고 있다.

이 곳은 1층이라 우리들은 까치발을 안 하고 편하게 걸어 다닐 수도 있다.

그리고 창 밖으로 햇볕 한 조각이 들어온다.

하얀 커튼을 쳐도

그 사이로 스며든 햇빛이 왜 이렇게 따뜻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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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gustin Fernandez on Unsplash


코로나로 한파로 밖에 나가기 든 상황에

집에만 있는데도 정말 좋다.

여기서 전 집에 살면서 힘들었던 설움을

풀고 있는 중이다.


한 달 살기의 매력은 진정한 휴식에 있다.

이 휴식이 끝나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남편은 일 하느라 여전히 바쁠 테고,

나는 아이들과 홈스쿨링 하며,

나의 일을 하며 그렇게 바쁘게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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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Rifqi Ali Ridho on Unsplash


그 힘의 에너지를 이곳 속초에서

충전 100%하고 가야겠다.

조용하고 잔잔한 우리의 일상

이것이 우리의 한 달 살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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