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승리할 거야.
그렇지만 하나야. 그 세상에 네가 꼭 있어야 해.
12월 26일 금요일 문장밥
책상 위에 올려두는 문장달력이 있습니다. 오늘 날짜에 맞춰 한 장을 넘기니 평소에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문장이 신기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천선란 작가의 「 어떤 물질의 사랑 」 속 문장입니다.
"너로 인해 세상은 바뀔 거야. 너는 승리할 거야. 그렇지만 하나야. 그 세상에 네가 꼭 있어야 해. 네가 꼭 그 승리를 목격해야만 해. 그것이 우리의 승리일 테니까."
저는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못했어요. 어떤 전쟁 중에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책을 찾아보았어요. 책 소개에 이런 문장이 제 마음을 울리네요.
여덟 편의 소설을 한 권의 소설집으로 엮은, 천선란의 첫 세계는 이 문장으로 시작된다. 잘 모르는 영역을 향해 한 발을 내딛는 이들. 보지 못한 사막의 밤하늘, 무수한 별무리를 보고, 갈 수 없는 행성의 외계 생명체의 온기를 마주친다.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그어놓은 선. 그 선 위를 가로지르는 마음들.
잘 모르는 영역을 향해 한 발을 내딛는 이들
살면서 이기기 어려울 것 같은 승부 앞에 놓일 때가 있죠. 상대가 너무 큰 산처럼 느껴지는 때도 있고, 나 자신이 작은 들꽃보다 여리게 느껴질 때도 있을 거예요.
더 이상은 못하겠어.라고 말하고 싶어질 때, 하고 있던 싸움을 포기하고 다 내려놓고 싶어질 때, 이렇게 말해주는 친구가 있다면, 그래서 함께 '우리의 승리'를 기다리며 같이 힘써주는 친구가 있다면 다시 한번 일어나서 살아보고 싶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너로 인해' 바뀐다는 그 주체보다도, 그 세상에 네가 꼭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는 그 마음에 더 눈이 갔던 것 같아요. 저도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지금 올라온 길 위의 싸움이 어떤 것이든 간에, 그 길이 험하고 좀체 바라는 세상이 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라고요. 당신이 꼭 있어야 한다고요. 당신으로 인해 세상은 이미 바뀌고 있고, 앞으로도 바뀔 거니, 그 세상을 반드시 지켜보길 바란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