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투어를 시작한 뒤로 습관이 하나 생긴 것이 있다. 바로 약속이 생기면 약속 장소 근처에 책방이 있지 않는지 살펴보는 것. '7-2 Books' 또한 그렇게 알게 된 책방이었다. 마침 부산 동래 방면에서 약속이 있었고, 근처 책방을 검색해보니 3곳의 검색 결과가 나타났다. 그중 '7-2 Books'의 예쁜 외관에 반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1. 7-2 Books (부산 동래구 온천천로 7-2)
2. 방문 날짜 : 2019년 11월 16일
3. 일, 월요일 휴무 / 13시~20시 운영
4. 입구에서부터 들었던 생각은 '와, 예쁘다'라는 것. 이미 인터넷으로 보고 반했던 외관도 예뻤지만, 내부도 아담하고 예뻤다. 책방이라기보다 책 갤러리 같은 느낌의 책방이었다. 독립 서적과 시집 위주로 엄선된 책들만 전시된 느낌. 여기에서도 시집을 한 권 구입할까 생각했는데, 독립 서적 중 한 권을 추천받았다.
처음에 책방에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사장님이 잠깐 자리를 비우셨나 생각하던 찰나, 한 분이 헐레벌떡 가게로 뛰어 들어오셨다. 알고 보니 옆에 위치한 맥주 가게 사장님. 오늘 책방 사장님이 '출근을 하지 않았다'라고 유쾌하게 얘기해주셨다.
사장님이 출근을 하지 않았는데 문을 여는 책방이라니.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렇게라도 손님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운영 시간을 지켜주는 것이 감사했다(나 또한 헛걸음할 뻔한 것이 아닌가).
책방 외관만 보아도, 책방에 새로 들어온 책이 무엇인지, 신간으로 출간된 책은 어떤 책이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책들이 비치되어 있다.
책은 1~3권 정도만 비치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깔끔해 보이기도 했고, 한정판 같은 느낌도 나서 더 기분 좋게 구매할 수 있었다.
그래도 책을 한 권 한 권 훑어보다 보니, 몇 권 안되어 보이는데 생각보다 많은 책들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게다가 분위기를 타서 그런지, 갤러리에서 작품을 구입하듯 신중해지기도 했다.
책방 한 켠에는 (뜬금없이) 맥주와 관련된 책이 비치되어 있기에, '이 달의 주제'와 같은 코너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사장님 대신 책방을 지켜 주신 맥주 가게 사장님과 두 분이 친구 사이라고. 생각해보면 맥주와 책도 꽤 어울리는 조합이다. 다음에는 이 곳에서 책 한 권 구입해서 옆 가게에서 책맥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알쓰).
빈티지한 소품도 가게의 고풍스러움에 한몫하고 있다.
(가게에서 보니 꽤 멋있고 잘 어울렸는데, 글을 쓰며 다시 살펴보니 맥주컵, 병따개, 성냥.. 은 무슨 조합일까. 역시나 맥주 가게?!)
"그..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책 중에 <경찰관 속으로>라는 책이 반응이 좋대요." "네..?"
"사장님이 그러시네요."
"아하!"
"그리고 그.. 벽에 있는 책 중에 <스무스>라는 책도 괜찮대요."
"오 그렇군요"
사장님은 계시지 않았지만 책을 두 권 추천받았고, 그중에 좀 더 마음이 갔던 <경찰관 속으로>라는 책을 구입했다.
'다음에는 사장님이 계실 때 책방에 한 번 더 와 봐야지, 옆 가게 맥주도 사 마셔봐야지'..라고 생각하면서 가게를 나왔다.
'7-2 Books'도 그림으로 남겼다.
가게가 예뻐서 기분 좋게 그리기는 했지만, 막상 그리다 보니 책이 많이 보여서 좀 힘들기도..
고풍스러운 외관을 그리고 칠하는 것도 좋았지만, 자칫 너무 단조롭게 보였을 수도 있었을 내부 인테리어에 빨간 바닥이 포인트가 되어, 색을 더해가는 과정도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