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창밖으로 지나가는 자동차들과 사람들을 물끄러미 몇십 분 동안 보았다. 2층이라 시야는 충분히 확보된다. 난 어릴 때부터 자동차들을 보면 저 많은 자동차들은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 걸까 궁금했었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들은 여기서 어떤 경험들을 즐기고 있을까 궁금해했다. 정말 말 그대로 쓸데없는 궁금증은 최고였다.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오늘은 건물을 옮겨봤다. 너는 하늘을 가리고 있으니 이쪽 건물 뒤로 가보자라던가, 이 길은 너무 꼬여 있으니 이렇게 연결해 보자라던가. 머릿속에는 이미 눈앞의 모든 것들이 새롭게 바뀌었다. 너무 아무렇게나 솟구쳐져 있어서 보기 싫은 건물을 치워 버리기도 하고. 전광판이 달린 건물들만 모아놓기도 한다. 이런 걸 머릿속으로 그리고 직접 본다는 건 재밌는 일이다. 나의 망상력은 이럴 때 아주 기깔나게 작동한다.
혼자라도 심심하지 않을, 일종의 나의 재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