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몸부림치며 살고 있는 오은수를 꺼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봤다. 고통이 어떻게 기억만 남기고 사라지는 과거라고 말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모든 건 현실이고 멈출 수가 없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것이다. 멈출 수 없도록 계속해서 자극하는 이유와 존재는 분명했지만 그걸 사랑이라 이야기하며 드라마에서는 계속 곁에 두던데, 결국 오은수가 선택하는 건 해각이다.
반짝이던 시절에 허물없이 사랑하던, 고통이라고는 단 한 움큼도 손에 쥐어주지 않던 그 사람. 죽음을 바라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은 무언가 하나라도 이유를 만들어 살아가야만 한다. 오은수에게는 해각이겠지.
아마도 과거의 기억에서 출발해 현재를 마주하기까지 그렇게 다시 시작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걸 테다 이 드라마는. 하지만 나는 모르겠다. 구원. 사랑. 그게 오은수에게 있을 수 있을지 말이다. 또 새 뿔이 돋아다는 그 해각의 시간까지는 얼마나 버텨 나가야 하는 건지. 그건 나조차도 궁금하다. 내게도 필요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