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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무 글쓰기 Mar 04. 2024

글쓰기는 노후 생활이다

많은 사람이 왜 글쓰기에 열광할까? 왜 자기 이야기를 하려 할까? 


세월의 속도가 나이와 비례한다는 말이 실감 난다. 새해부터 매일 글쓰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나 작심삼일이다. 무리한 계획은 아니었으나 A4 용지 한 장을 써 내려가는 데 서너 시간이 걸린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글쓰기를 하지만 시간이 부족해 마무리를 못 한다. 남에게 잘 보이려고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게 분명하다.


생생한 표현이 어렵다. 소문난 작가는 대부분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고 학교 백일장에 나간 경험들이 있었다. 나는 상과 대학에 다니며 회계사시험 이외 책은 볼 엄두를 못 했다. 미팅 한 번 제대로 해 보지 못하고 졸업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1년에  책 한 권 읽지 못하고 퇴직한 게 사실이다.


신문사에 다녔다고 모두 글을 잘 쓰지 못한다. 신문사 인원 중 공무국, 광고국, 판매국, 총무국 직원은 뉴스를 만들기 위한 지원부서이다. 편집국 소속 교정부는 원고를 다듬어 주는 일을 하므로 글쓰기 전문가라고 볼 수 있다. 기사문은 육하원칙으로 사실 보도를 하므로 묘사력이 중요하지 않고 문학적 글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글 잘 쓰는 기자가 많으나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엉망인 기자들도 있다. 


내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퇴직 후 돈을 벌겠다고 투자했다가 퇴직금을 모두 날리고 실의에 차있을 때였다. 글쓰기는 우울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다. 두 딸이 결혼할 때 부모로서 아무것도 도와줄 수 없었던  이야기를  처 자식에게 하고 싶었다. 가장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열심히 사업했으나 억울하게 사기당한 이야기를 썼다. 내가 능력이 없어 실패한 게 아니라고 변명을 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글쓰기는 억울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늙어서도 할 수 있는 것은 글쓰기였다. 앞으로 20년 이상은 살아야 하는데 허송세월하며 살 수는 없었다. 글쓰기는 내가 어디까지 왔으며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나 자신을 비추어 주는 자화상이 되어 주었다. 자신을 뒤돌아보고 자식들이 본받을 삶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할 일이 끝이 없다. 글쓰기는 노후생활이며 평생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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