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브스턴스> 감독 코멘터리
데미 무어의 골든글로브 첫 여우주연상 수상소감으로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는 영화 <서브스턴스 The Substance>. 처음 봤을 때, 진짜 약 빨고 만든 영화 인가 싶게 '내가 방금 뭘 본거지' 정신이 혼미했던, 그래서 더 인상 깊던 영화였다. 영화의 내용은 퇴물취급받는 왕년의 할리우드스타 엘리자베스(데미 무어)가 '서브스턴스'라는 신약을 암암리에 투약하게 되며, 더 젊고 예쁜 버전의 자신인 수(마가렛 퀄리)와 1주일에 한 번씩 바꿔 살아가며 벌어지는 바디 호러 스토리. 여성의 나이와 몸매에 대한 평가 좀 그만 하자는 내용인데, 그 전달 방식이 굉장히 파격적인 인디필름이다.
마침 배급사 mubi에서 감독 코랠리 파르자 Coralie Fargeat의 BTS 코멘터리가 올라왔는데, 감독이 밝힌 의외의 팩트들에 2차로 정신이 혼미.. 해지면서도, 영화 창작에 대한 열정이 경이롭기까지 했다. 아래는 감독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리한 3가지 내용.
1. 영화는 100일간 촬영됐다.
주연인 데미 무어와 마가렛 퀄리가 등장하는 씬은 초반 100일 안에 착착착 다 찍고, 나머지 클로즈업/ 군중씬/몬스터씬 등은 이후에 몰아서 촬영. 비용절감을 위해서라고. 바디모형을 제작할 때도 어차피 다리 전체가 다 나올 필요가 없어서 허벅지까지만 만들었다고 한다. 확신의 계획형 끝판왕인 감독의 진면모가 돋보인 부분.
2. 영화의 90% 이상은 다 수작업이다.
등이 꿀렁이며 갈라지는 장면(세트 아래서 사람들이 공기주머니를 쥐었다 놨다 하면서 만들어짐..) , 피대포를 쏘아대는 장면(실제로 피를 제작해서 소방호스에 넣고 뿌림) 등 CGI라 생각했던 장면 모두, 감독과 스탭이 미친 과학자들처럼 옹기종기 모여 수제작 한 것들.
3. 영화는 LA에서 찍지 않았다.
엘리자베스/수의 아파트도, 연핑크의 할리우드 스트릿도 전부다 프랑스에서 재창조해 촬영한 것이라고. 감독은 모국에서 영화를 찍어서 더 좋았다고 한다. "프랑스는 영화를 위한 나라예요. 영화와 관련된 일이라면 어떤 스탭이든 일을 넘어서 예술을 만들어낼 정도로 진심이니까요. 그런 이들에게 둘러 쌓여 일하는 것은 큰 축복이죠."
미친 영화 뒤의 더 미친 열정의 감독이 있어서 만들어질 수 있던 이 영화. ‘창작’이란 말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 봉테일도 울고 갈 코테일 감독의 스토리였다. 풀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아래 비디오 시청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