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에 대해 매일 10분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만들기
#1
미루는 것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어요. 어떤 것을 미루느냐에 따라 다르지요. 지금까지는 회사에서의 일, 학교에서의 시험을 위한 공부 이렇게 마감 기한과 명확한 범위가 있는 일들을 미루는 것들에 대해서 다뤘습니다. 오늘은 새해 목표와 같이 모호하고 장기적인 목표에 대해서 미루는 습관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2
예전에 전화 영어 수업을 할 때, 수업의 칼럼에 이런 것이 나왔어요. "한국인의 새해 결심 목표 Top3". 대부분 공감하실 테지만, 그 세가지는 자기 계발, 운동(금주, 금연 포함), 영어 실력 향상이었습니다. 영어 실력을 향상 시킨다는 것은 어떠한 기한까지 무언가를 달성하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느냐를 명확히 설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짐은 하지만 막상 매일 지키기가 어렵고 이내 일상에 잊혀져 버리죠.
저도 늘 영어 실력이 느는 것이 목표였고, '매일 공부해서 어떤 책 한 권을 끝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늘 1주일이 넘게 그 습관이 지속되지는 않았습니다. 그 즈음해서, 영어 스피킹 자격 등급을 취득해야하는데 원하던 등급이 나오지 않아 계속 좌절하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영어 수업을 몇 번 듣기도 했지만 그때 잠시 뿐이기도 하고, 회사를 다니면서 계속 수업을 듣기에 시간과 돈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러다 선생님의 조언을 듣게 되었죠.
사실은 말이죠.
1주일에 저를 한 번 만나 한시간 공부한다고 해서 영어가 늘지는 않아요.
그냥 매일 하루에 30분씩 영어로만 생각하거나 읽거나 그런 것들을 해야해요.
매일이요.
그 말을 듣고, 하루에 Opic 한 문제 풀어보기를 목표로 했는데, 처음에 목표를 잡았을 때는 쉬웠다 생각했는데 날이 갈수록 포기하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하루에 30분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하나에 집중해서 매일같이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깨달았습니다.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고 나서 30분에 무언가를 집중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남아있는 날이 생각보다 많지 않더군요.
그때 제가 읽게 된 책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시간의 마법> 이라는 책입니다.
#3
책 내용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나의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서 하루 10분만 그것을 위해 무언가를 하라는 내용입니다. 10분이 무척 짧게 느껴지지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하루에 10분만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30분 시간을 내기 힘든 제 자신을 발견하고는 30분을 10분으로 줄여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Opic 문제 한개 풀기'라는 Task는 저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에, 10분 안에 영어 공부라고 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최대한 다양하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저의 하루 10분 영어공부 list 입니다.
- 영어 원서 책 아무거나 1page 읽기
- Opic 문제의 예시 답변 1개 읽어보기
- 전화 영어 수업 1번 하기
- 영어자막으로 영어 시트콤보기
- 단어 몇개 외우기, 뜻 찾아보기
- 영어 사이트 읽어보기
- 영어 일기 작문 세 줄 써보기
#4
일단 방법을 다양하게 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Opic 한 문제풀기>라는 목표를 가졌을 때, 수많은 부담과 장애물들이 있었습니다. 책이 무겁다든가, 책을 놓고 왔다든가, 한 문제를 도저히 읽기 싫다든가, 어려워서 진도가 안나간다든가 하는 등등이요.
이렇게 하다보니, 이 책을 끝내겠다는 목표 때문에 책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부담이 하루의 작은 목표같아 보이는 것도 성취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공간이나 시간에 대한 상황이 자꾸만 바뀌는데 저 책을 매일 시시 때때로 들고 다니는 그런 하나의 방법에 종속되는 것 또한, 하루 30분도 부담이지만, 영어공부를 하는 데 있어 방법이 한 가지 인 것이 또한 부담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작은 목표여도 자꾸만 성취를 하지 못하게 되면 그것은 나에게 실망감을 안겨줍니다. 반대로 아주 작은 성취라도 매일 이뤄낸다면, 그것은 나에게 자신감을 안겨줍니다. 사람은 자신이 자신에 대한 통제감이 있을 때 안정과 행복을 느끼는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나를 통제할 수 없음에 불안하거나 상처를 받기 때문이에요.
#5
그래서 저는 최종적으로 '영어 실력을 늘리겠다'라는 목표에 대한 해야 할 일들에 대한 규칙을 다음과 같이 느슨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변화를 줬습니다.
- 매일 10분 이내로 영어 공부를 한다
- 영어공부는 위에 내가 적은 어떠한 방법이라도 괜찮다
- 꼭 매일 하지 않아도 괜찮다 (하루 못했다고, 그 계획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 달성한 뒤에 달력에 표시를 하자
- 10분을 공부하다가 더 하고 싶으면, 더 해도 된다
- 10분이 버거우면 10분 이내로 끝내도 된다
이렇게 하니, 영어 공부가 더 이상 부담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생활의 일부, 습관처럼 만들어졌죠.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공부를 매일 하다가 여유가 되면 다시 영어 학원을 다니기도 하고, 수업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스피킹 시험도 지속적으로 보고요. 그러다 1년 뒤에 도저히 받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Opic AL 등급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6
영어 공부를 가볍고 다양한 방법으로 변화하는 아이디어는 이 책에서 얻었습니다. 스티븐 기즈의 <습관의 재발견>이라는 책입니다.
당장의 일이든, 먼 미래의 일이든 모든 미루는 습관의 첫번째는 '시작'을 하는 것이고 '지속'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 시작과 지속을 위해서는 시작에 방해되는 것들이 무엇인지 살펴보아야하고, 내가 지속하지 못하게 만드는 부담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런 다음, 느슨하고 다양한 방법을 하루에 1프로가 조금 안되는 시간 (ex. 10분)을 투자한다는 생각을 매일 매일 하면서 기록해나가보시기 바랍니다. 어느 날 목표에 성큼 다가와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