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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Jun 11. 2018

2018년 6월 9일의 산책

토요일, 남자친구와 등산을 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우리 둘 다 성격이 그래서 서두르진 않았다. 느즈막히 눈이 떠지는 대로 일어나 5,500원짜리 뷔페식 아침식사를 파는 식당에 가서 든든히 챙겨 먹고 아차산으로 향했다. 우리 둘 다 1년 가량 광진구에 살았지만 아차산은 처음이었다. 입구부터 바위로 웅장함을 뽐내는 생소한 풍경에 신기해하며 한 시간 정도를 걸었다. 우리 둘 다 성격이 그래서 정상까지 가는 건 욕심 내지 않았다. 으핳핳. 성격이 비슷하니 제안이 상대를 부담스럽게 하는 일이 거의 없다. 니 맴 내 맴이니께. 참 좋다!


남자친구가 등산을 제안했을 때 난 하산 후 막걸리를 조건으로 걸었었다. 난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에 나오는 것과 같은 산 근처의 허름하고 투박한 주막을 기대했던 건데, 그런 곳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없는 게 아니라 우리가 못 찾은 듯하다. 실망스러웠지만 포기하진 않았다! 택시를 타고 건대로 넘어가 일전에 낮술을 한 적 있는 전집에 갔다. 사실 그 전까지 막걸리집을 찾아 다니느라 좀 지쳤었는데, 시원한 막걸리를 한모금 마시니 몸과 마음이 사르르 풀렸다. 해물파전도 맛있어서 많이 먹었다. 낮술을 하면 하루가 길어지는 효과가 있다. 낮술을 하고 집에 들어가 잠깐 잠을 청했는데, 일어나니 다시 아침인 것 같은 기분?! 저녁을 먹는데 아침을 먹는 것 같은 기분?! 뭐, 그런 거! 결론은 낮술 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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