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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눈경영 Dec 30. 2018

사업의 첫 조각: 아이디어 [1/3]

사업의 아이디어/아이템은 어디서 어떻게 발굴해 오는가?


사업 아이템/아이디어는 어디에서 구할까?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 단계는 아마도 이미 지났을 것이다. 아이템이 있어서 창업을 하지 창업을 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찾는다면 그만큼 한걸음 뒤쳐저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때문에 일반 기업이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어렵다 -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일단 신 사업을 하자"는 후자에 가깝기 때문에. 따라서 이 질문은 기업 내 신사업을 추진하는 주체에 적합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의 길을 선택한 분들에게도 트렌드를 읽는다는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아이디어의 종류부터 알아보자. 모든 사업 아이템/아이디어는 크게 4가지 방법을 거쳐 탄생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새로운 사업 형태를 만들거나 (Create), 이를 빠르게 Follow 하거나 (Copy), 성공한 모델을 다른 지역에 도입하거나 (Localize), 변형을 주어 확장하거나(Expand). 각각의 정의, 특성, 사례와 유의할 점을 알아보자.


1. Create


Create, 즉 존재하지 않았거나 제대로 사업화되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고 사업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방법의 유일한 장점은, 시간이 많다는 점이다. 물론, Darwin과 Wallace가 동시에 진화론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한 것처럼 (서로 몰랐다고 함), 여유 부리는 동안 누군가가 먼저 선보일 수도 있겠지만.. 단점은, 예상한 대로 너무나 어렵다는 점이다. 성공확률이 낮기 때문에 투자받기도 어렵고, 사람 구하기도 어렵고, 이 때문에 성공확률이 낮아지는 악순환을 겪을 수밖에 없다. 



영화 머니볼(Money Ball)의 후반에 주인공 빌리 빈이 Boston Red Sox 구단주 John Henry를 만나는 장면에서 (참고로 그는 Red Sox와 영국의 Liverpool 축구 클럽을 소유한 사람이다) 구단주는 이렇게 말한다. 

"처음 벽을 허무는 자는 언제나 피투성이가 되지요. 언제나 (first guy through the wall, he always gets bloody, always)" 


참고로, Moneyball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로도 유명하지만, 원작인 마이클 루이스의 책은 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명저이다. 모든 의사결정에 감과 직관이 대세를 이루던 시절, Bill James라는 창고지기가 분석 기법(Sabermetric이라 부른다)을 도입하면서 Fact와 논리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도입되기 시작하는 과정을 다룬 책이다. 

그 첫 시도를 Oakland의 단장 빌리 빈이 2002년 성공사례를 보인 뒤, Red Sox의 구단주 John Henry은 2003년 Sabermetric의 아버지 Bill James를 직접 고용하고, 2004년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다. 벽은 빌리 빈이 허물고 John Henry가 그 뒤를 여유 있게 통과하는 모습이다. 본인의 말처럼.

그 해 보스턴의 커트 쉴링 (2001년 김병현과 함께 애리조나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투수)은 피 묻은 양말 ("Red Sox")을 신고  86년간 지속된 저주를 깨서 큰 화제가 되었었다. 물론 지금까지도 그 피가 진짜였는지에 대해서 음모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각설하고, 어떤 경우에 Create라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맞는가? 두 가지 경우이다. 


A. 이미 무기를 갖추고 있을 때: 가장 유리한 경우이다. 아직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았으나, 이미 벽을 허물 수 있는 무기(기술, 특허, 브랜드, 영업망 등)를 보유하고 있으면 해 볼 만하다. Amazon은 내부 개발자들이 서버 자원 사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도와주기 위해 만든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고, 이를 외부 시장에 공개하면서 시작한 사업이 Cloud이다. 

B. 무기는 없지만 $이 충분할 때: 지금은 많이 약해진 Google X 가 대표적 예이다. 자율주행 프로젝트인 Waymo나 AR(Augmented Reality)의 선구자격인 Google Glass 같은 성과도 있었지만 아직 상업적 성공작은 없다. 주로 오너의 의지로, 기존 사업 수장들의 입김을 배제하고 혁신적인 시도를 마음껏 해보는 환경을 마련해 준다. 튼튼한 헬멧을 여러 개 쓰고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벽을 여러 번 들이받아도 크게 다치지는 않는다. 그만한 여유가 있지 않으면 권하고 싶지 않은 방식이다. 


위 두 가지 경우가 아니면 Create는 쉽지 않은 옵션이다. 다만, 어렵게 성공하게 되면 시장을 빠르게 독식할 뿐 아니라, 경쟁사가 뛰어들기 전까지 높은 가격으로 이익을 향유할 수 있다. 또한, 이때 벌어들인 자금을 재 투자해서 경쟁사들과의 원천적이 차별화를 지속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초격차 전략이 가능하게 된다. 


**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높은 가격과 이익은 향기로운 꽃에 꿀벌이 몰리듯 필연적으로 경쟁을 불러일으킨다. 


2. Copy


Create가 쉽지 않을 때의 대안 중 하나가 Copy이다. 어감이 부정적이라면 Fast Follower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즉, 남이 허문 벽을 뒤쫓아 지나가는 방법이다. Amazon이 Cloud를 사업화하자 Google, Microsoft가 따라가는 것처럼, LG에서 Styler를 출시하면 삼성에서 유사제품(에어 드레서)을 출시하는 것처럼, 어느 산업에서나 가장 흔하게 택해지는 방법이다. 


Copy의 황금기: 사실상 국내 대기업들의 성공 방식 중의 하나가 Fast Follower였다. 외국 업체가 반도체를 만들면, 더 빨리 더 좋게 만들고, 외국 업체가 선박이나 자동차를 만들면 더 잘/싸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환경에 적합한 조직의 특징은 전략이 약하고 실행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즉, Leader들이 이미 성공의 길 (전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 길을 잘, 빠르게 따라만 가는 실행력이 핵심 성공요인이었던 것이다. 


Copy 전략의 위기: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그 이유는 아래 그림처럼, 점점 제품 수명주기가 빨리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PC가 현재 규모 (연간 출하 대수)로 성장하는데 약 30년 걸렸지만, Android는 불과 1/10의 시간에 도달했다. 매킨토시와 ipad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그만큼 Fast Follower들이 신발끈 조이는 사이에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에 근접해서 경기는 사실상 끝나 있다는 뜻이다. 오너들의 결단력으로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대규모의 투자를 과감히 집행하고, 장기적으로 회수하는 모델이 지속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예로서 Ride Hailing의 Follower인 Lyft가 상장(IPO)을 추진한다는 뉴스가 나오자마자 선두주자인 Uber도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동시에 상장이 되면 덩치가 두배로 큰 Uber를 두고 Lyft에 투자할 사람은 주저하게 마련이다. 두 회사 간 간극이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Copy 역시 쉬운 옵션은 아니다. 


 **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보급률(Penetration)이 충분히 올라온 이후에 Copy의 의미가 있다. 즉, 새로운 서비스를 Create 하고 Copy 한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각각 4% 1%라고 하면 둘 다 Copy보다는 Create에 해당되는 특성에 더 부합할 수밖에 없다. 다만, 어느 정도 보급률이 Create와 Copy를 구분 지을 수 있는지는 정답은 없다. 


3. Localize


Copy가 동일 시장에서의 Follow라면, Localize는 쉽게 말해 다른 시장(지역/국가)에서 뜨는 사업을 자국 내에 빠르게 복사해서 들여오는 경우를 말한다. 마치 해외에서 잘 필리는 Sprite를 Sprint라는 이름으로 출시하는 것과 유사하다 (실제로 이런 제품이 있었다) 

스프린트(스프라이트가 아니라 스프린트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한국에서 유행한 cyworld와 유사한 facebook 서비스가 뒤늦게 미국에서 론칭된 것 (Zuckerberg가 cyworld를 벤처마킹했다는 증거는 없지만)도 Localize의 일종이다. 반면 facebook을 동일 시장에서 동일 서비스를 추진한 Google+ 는 Copy에 해당된다.


쉬운 정리를 위해 아래와 같은 그림으로 표현이 가능하겠다. (1) 처음 Create 된 아이디어를 (2) 동일 지역/시장에서 Copy 하는 경우와 (3) 다른 지역/시장에서 Localize 하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실제 차량 공유(ride hailing)가 최근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Uber(2009)가 처음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같은 지역에 Lyft(2012)가 Copy를 하는 동시에, 말레이시아에서 Grab(2012)가 그 개념을 Localize 한다. 

또 유사한 사례는 Mobile Messenger영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WhatsApp(2009, 미국)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카카오(2010, 한국), WeChat(2011, 중국), 라인(2011, 일본)등이 각 지역에서 순식간에 가입자들을 쓸어 모았다. 대단히 성공적인 Localize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Localize를 시도하면 위험한 경우가 두 가지가 있다. 1) 글로벌 사업이거나 2) 네트워크 효과가 있는 경우이다. 


A. 글로벌 사업이 Create 된 경우: 글자 그대로, 이미 글로벌한 사업이기 때문에 Localize라고 생각해도 Localize가 아니다 Copy가 된다 (동일 시장이므로). Linkedin (프로페셔널들의 인맥 플랫폼)이 미국에서 Create 되어 빠르게 성장하자 한국에서 Linknow라는 서비스가 생겼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Linkedin은 이미 한국에 자동으로 상륙해 있었기 때문에 Linknow입장에서는 Localize가 아니라 Copy가 되어버린 셈이다. 가입하면 글로벌 인맥과 연결이 되는 linkedin과 한국의 인맥으로 제한되는 linknow 중 어디를 택할 것인가는 쉬운 선택이다. 


B. 네트워크 효과가 있는 경우: 차량 공유는 Copy 하는 업체가 있지만 Mobile Messenger에서는 없는 이유가 뭘까? 이는 네트워크 효과 (Network Effect) 때문이고, 네트워크 효과가 높은 사업은 Copy해도 성공하기 어렵다.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란, 해당 시스템/서비스의 가치가 가입자 수와 비례하는 효과를 말한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으로 가능하지만 예전부터 통신 관련 종사자들이 미련을 못 버린 영역 중 하나가 화상통화였다. 실제 그런 기기 개발도 여러 번 시도되었었다. 그런데, 그 기기가 한대 집에 있다고 치자. 나 말고 아무도 동일 기기가 없다면 장식품에 불과하다. 반면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그 기기를 보유했다고 치면, 화상통화를 자주 했을 수도 있다.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한 사례이다.

한편, 현대차의 ionic이 한대 더 팔린다고 해서 ionic의 가치가 올라가지 않는다. 담당 임원의 보너스가 오를지 몰라도. 한 지역에서 한 메신저가 장악을 하면 다른 메신저가 침투하기 정말 어렵다. 메신저를 두 개 쓸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렇듯 네트워크 효과가 큰 사업의 경우 Copy 전략이 무의미 해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ocalize에 성공사례가 많은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Localize는 Create와 Copy의 장점을 합쳤기 때문이라고 본다. 즉, Localize는 Copy처럼 이미 검증된 사업모델에서 출발하지만, 그 지역에서는 Create의 선점효과를 지니고 있다. 


Localize에 성공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1) 다른 지역에서의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하는 눈과 2) 한국에서 이를 빠르게 사업화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이다. 자본보다는 스피드가 생명이다. 추진력/속도를 증명하면 자본은 자연히 따라오기 때문에.


4. Expand


확장(Expand)은 Copy처럼 사업모델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닌, 변형을 주거나, 다른 영역(Domain)에서 사업모델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공유경제를 설명하면서 다루었던 내용인데 다시 요약하면, 확장의 두 가지 대표적 사례를 들 수 있다.


A. 공유경제 모델의 확장: 자산의 소유 개념에서 임대 개념으로 전환되는 공유경제 모델에서 기회가 포착되면, 이를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차량의 소유에서 단기 임대로의 공유 경제화를 성공시킨 Uber처럼, 동일한 모델을 오피스 영역으로 확대하는 wework의 전략이 대표적인 예이다. 


B. Last Mover: 새로운 사업이 Create 되어 성장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주변에 보완 성격의 기회가 생기게 마련이다. Airbnb의 "위성" 사업의 예로,  One Fine Stay는 직원들이 직접 Host의 청소와 단장을 해서 고급화 전략을 취해서 Niche를 공략했고, KeyCafe는, 카페/바 등에 무인 열쇠 보관소를 설치해서, 주인과 고객이 만나지 않고도 열쇠를 건넬 수 있는 사업으로 확장했다.


이렇게 확장(Expand)된 경우도 Create와 동일한 위상과 특성을 보유하게 되기 때문에, 이를 Copy 하거나 Localize 하는 기회가 생기게 마련이다. WeWork의 공유 오피스 모델을 빠르게 한국에 도입한 Fast Five가 대표적 Localize의 성공사례라고 볼 수 있다. 

확장(Expand)은 Create와 Localize의 장점을 결합한 특성을 갖는다. 즉, Create처럼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창출하는 것이 아닌, 저변이 마련되어 대세가 되고 있는 개념 (예: 공유경제)을 자신만의 영역으로 도입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낮다. 동시에, Create처럼 그 분야의 선구자로서의 장점 (높은 시장 점유율과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확장(Expand)의 단점은, 적용할 분야가 빠르게 소진된다는 점이다. 공유경제가 유행하면서 자동차(Uber), 오피스(WeWork), 집(AirBnB), 자전거(ofo)등으로 퍼져갔는데, 알짜배기들은 이미 점유되었고, 남은 아이템들은 대부분 애매하다. 무엇이 남았을까? 책? 공유하기에는 가격 대비 운송비 비율이 너무 비싸다. 옷? 옷 상태에 대한 투명성 보장이 어렵다. 트렌드를 잘 읽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의 첫 조각: 아이디어의 1부를 마치고, 2부에서는 트렌드를 읽는 방법과 아이디어를 거리는 기준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신사업 #아이디어 #Entrepreneur #Intrapreneur #innovation #공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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