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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왔다, 시라카와고

일본 나고야 여행기

by bona Feb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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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둘째 날 나고야 여행의 목적인 시라카와고로 가는 버스를 탔다.


눈 쌓인 새벽의 다카야마 풍경


어제 공항에서 산 히다 에어리어 프리티켓에는 다카야마에서 시라카와고까지의 왕복 버스 승차권이 포함되어 다. 호텔에서 3분 거리에 있는 노히 버스센터로 가서 표를 보여주고 버스 티켓과 교환했다. 아침 8시 50분 출발이지만 8시 반에 도착하니 이미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사람들이 많으니 차를 여러 대 준비해서 좌석이 차면 바로바로 출발하는 식이었다. 50분이 되기도 전에 시라카와고로 가는 승객이 얼추 다 모이자 차가 출발했다. 목적지까지는 50분 정도 걸렸다.


만차인 버스 안


버스 안에서 본 풍경


터미널에서 내리면 사진에서 본 눈 쌓인 집과 산, 들판이 펼쳐진다. 시라카와고의 대부분의 집은 목조가옥으로 이등변 삼각형 모양의 짚으로 만든 지붕이 특징이다.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눈의 하중을 줄이기 위해 만든 독특한 형태의 집이다. 건물들이 화이트 초콜릿을 씌운 초코송이 같아 귀여웠다.


흰색 초코송이 집


여행 전 사진에서 봤던 풍경을 보기 위해 먼저 전망대에 올라갔다. 100엔을 내면 전망대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있었지만 배차 간격이 길어 기다려야 했고, 눈길 위를 걸어보고 싶어서 전망대까지 걸어갔다. 10분 등산을 하니 바로 전망대가 보였다.(별로 힘들지 않음. 걷기를 추천)



전망대 가는 길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올라온 덕분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여유 있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낮이 되면 얼음이 녹고, 관광객이 많이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첫 차로 도착해 전망대에 바로 오는 것이 좋을 듯. 비록 밤에 불 켜진 모습을 보진 못 했지만 눈 덮인 설경을 보니 마음이 확 트인 기분이 들어 좋았다. (야경을 보려면 라이트업 행사를 마을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하는 데 이미 몇 달 전부터 마감됨. 흑..)


이거 보려고 왔다우!!!


전망대 경치를 실컷 보고 본격적으로 마을을 구경하러 다시 내려왔다.(역시 걷기를 추천)


여기저기 삼각형 모양의 지붕 집


작은 마을이라 걸어 다니면서 보기에 좋았다. 눈 위에 발을 푹푹 담그고 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사진을 찍었다. 이걸 위해 롱패딩 부츠를 신고 왔다우.


여기가 사진 명당. Three Houses


계속 걸어 다니니 춥고 배가 출출해 시라카와고 맛집 중 팥죽을 파는 '오치우도'에 갔다. 식당에 들어가니 중앙 난로 위에 세 개의 솥이 놓여있었다. 난로를 둘러싼 한 변에 앉아 '오치우도 젠자이(팥죽)'을 주문했다(800엔).



팥죽 그릇 안에 새알이 세 개 들어있고 팥죽을 다 먹으면 가운데 솥 안의 팥죽을 계속 덜어서 먹을 수 있다. 팥죽이 많이 달지 않았고 따뜻해 다섯 번 정도 리필해서 먹었다. 겨울 별미인 맛집. 계산할 때 내가 한국인임을 안 주인 할아버지가 '팥죽'과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로 말해주는 모습이 귀여우셨다. 옛날 감성 낙낙한 맛집.



묽은 단팥죽


배도 부르고, 몸도 녹였고, 마을도 얼추 둘러봐서 아까 내린 버스 터미널로 갔다. 때마침 비가 내려 더 이상의 관광 의지도 줄어들었다. 1시 15분경 버스를 타려고 오니 비가 내려서 그런지 버스 터미널도 만석이었다. 다행인 것은 승객이 많으니 버스가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다카야마로 출발했다는 점이다. 지정석이 없는 티켓이다 보니 승객이 모이면 융통성 있게 버스를 운행하는 듯 보였다.


맨홀뚜껑도 센스있죠


사요나라, 시라카와고!

겨울에 꼭 다시 오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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