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은 총들지 않은 강도다!
동감하는 작가님들 손!
이런 걸 써봐! 저런 걸 써봐! 피융~
이렇게 써봐! 저렇게 써봐! 탕!
씬이 너무 많아! 씬이 없으면 안 봐! 탕탕!!
환생 전생, 재벌 아니면 신데렐라! 탕탕탕!!!후루?
'네가 써 그냥!.'
그보다도 짜증 나는 것은 아무렇지 않게 툭툭 던지는..
"요즘은 힐링이 대세죠, 회귀물은 어떻습니까? 왜 자꾸 이런 소재를 고집하시는지?작가님 필력이라면 필명으로 29 꾸금을 몇 개 연재해 보시는 것도..."
보이지 않는 탄환이 내 심장을 향해 날아든다.
그렇게 총 을 들지 않았는데도 지인이며, 출판업계며, 팬이라며 나선이 들도 아무렇지 않게 나의 이야기 주머니를 털어간다.
"니네 나한테 글 맡겨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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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편소설을 내어놓고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아래와 같다.
"실제로 귀신이랑 대화도 하고 그러시나 봐요?."
'죽일까?.'
서두에 작가가 귀신과 썸을 타는 듯한 장면이 있었다.
첫 웹소설이 조금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지인들이 가장 많이, 아무렇지 않게 건넨 말은 아래와 같다.
"야! 이거 네 얘기지? 딱 넌데? 하하!."
'죽일까?.'
그 여주인공은 <미친 여자>였다.
상업적 웹소설의 눈을 뜬 나는 19금 로맨스를 연재하기 시작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나를 마음에 품은 어떤 이가 넌지시 자신을 어필해 왔다.
"그쪽 성향이시군요. 제가 충분히 만족시켜 드릴 수 있습니다."
'죽일까?.'
그 19금소설의 여주인공은 노예성향을 가진 변태였다.
"이거 작가님 본인 얘기 아닌가요? 적어도 비슷한 경험담이 있었다던지.."
난 더 이상 속마음으로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넣지 않고 대놓고 버럭 해버렸다.
"사람 죽인 내용 쓰려면 사람 죽여봐야 씁니까? 그건 진술서 아닌가요? 저는 소설을 쓰는 사람입니다. 소설이 뭔지는 알고 물으시는 거죠?."
그 글은 한 여성작가를 동경하는 어리고 순수한 여자를 자신의 호기심과 글을 쓰기 위한 원동력으로 하룻밤 취하고 그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그것이 사랑이었다는 걸 깨닫는 그런 내용의 글이었다.
신기하게도 내 글을 읽는 사람의 손에 총은 쥐어지지 않았는데 내 눈에는 메트릭스처럼 선명하고 느릿하게 정확히 내 심장을 향해 날아오는 탄환들이 보인다.
내 눈에만 보이는 거지.
<선서!>
그러나 본인은! 당신들이 원하는 데로 두 손을 바짝 쳐들고 주머니를 뒤집어 까며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입에 떠먹여 줄 것을 약속한다!
여기서 또 두 손 들고 어떻게 먹여줄 거냐 물어보는 인간이 있다면 뭐 관종이지, 파이터거나..
도입부에 강렬함을 심어주어야 하고! 자극적인 마라맛소스를 지속적으로 첨가하다가도 때가 되면 달달하고 상콤한 디저트도 먹여줄 것이다.
"독자님~송구스럽지만 저는 로맨스는 무리입니다. 당뇨병이 있어서요."
이따위 변명을 했다가 독자가 나의 주머니를 털어 별사탕을 발견했을 때 쥐어터지기 싫다면 말이다!
한마디로 내가 살려면 내놓으라는 글을 내놓을 수밖에.
알겠습니다... 분부만 내려주십시오. 굽신굽신~
그리하여 반응이 저조하지만 제게 애착이 있는
'내가 누구게?' 는 쌓아놓고 풀지않고 있습니다요~~
이 작품으로 말씀드리자면..네이버 웹소설 공모전 10월 후발주자로 미스터리 부문에서 삼일만에 첼린지리그 1위 휩쓸고 일주일만에 베리그까지 올라가 연재26회에는 일간 부문랭킹 2위까지 차지한 나름 엔딩부터...네? 닥치라고요? 알겠습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