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초기에 잡아야
나에게 있어 두 가지 중 하나라도 증상(?)이 발생하게 되면 '내 일이 잘 안 되고 있구나'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주변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을 때고, 다른 하나는 말로 먼저 어떻게 하겠다고 떠들기만 할 때다. 나는 어느 것 하나라도 내게서 보이기 시작하면 하던 것도 잠시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3학년 때를 돌아보면 주변에 조금만 시끄러워도 공부가 안 된다라고 얼마나 많이 이야기했는가. 나도 그랬다. '뭐 때문에 못했다'거나 '못하겠다'라는 식의 말이 내 입에서 자주 나왔다. 하지만 솔직히 자신은 알고 있다. 주변의 환경이 정말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사실은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할까 봐 두려운 것이고, 그 핑곗거리를 찾고 있다는 걸 말이다.
이런 현상은 사회에 나와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잘 해내는 사람은 불평이나 불만이 별로 없다. 살아 있는 한 불평과 불만이 생기지 않는 완벽한 상황은 없다. 정말 원하는 장소에 가서 살아도 좋지 않은 점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내 입에서 불평과 불만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내 일이 잘 안 풀리고 있다'라고 생각한다. 나를 탓하지 않고 주변 때문에 그렇다고 하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행동하면 잠깐은 편할 수 있어도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이다.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려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는 것이니 말이다.
말로 자꾸 떠들기만 하는 것은, 지금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에 과정 없이 즉각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과정을 감내할 자신이 없고 결과가 예상되기 시작하니 그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말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자꾸 보이기 시작하면 나는 내가 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위의 두 가지는 가급적이면 하지 않는 게 좋다. 대안이 떠오르지 않더라도 혹은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더라도 두 가지 행동만 하지 않는 것으로도 도움이 된다. 이유는 불평하는 일이나 말로만 떠드는 일은 마음을 동요시킨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불평하다 보면 공격적으로 바뀌고 말로 이미 된 것처럼 떠들면 들뜨게 된다. 그렇게 되면 문제를 파악하고 싶어도 그게 뭔지 보이지 않고 '그냥 다음에 찾지 뭐'라며 현상을 외면하게 된다.
하지만 그 사이 소중한 시간은 사라져 가고 어떤 행복감도 느끼지 못하며 결국 또 불평하거나 떠들며 문제를 더 악화시키게 된다. 병도 초기에 잡는 게 후유증도 없고 빨리 낫는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만이 갖고 있는 잘 안 풀릴 때 나타나는 초기 신호를 감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