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방향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방향이라는 게 가보기 전까진 더 좋은지 혹은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있는지 등은 알지 못한다. 그리고 인간은 시간에서 자유롭지 못하므로 그 방향성에 대해 절대적인 시간이 흘러야만 알아차리기도 한다. 그래서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의 경우 성공한 사람의 조언이 있더라도 그만큼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렇게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얼마나 더 많은 시간 동안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면서 확실히 느낀 한 가지는 가보지 못한 곳으로 혼자 나아가기를 결정하고 그 책임을 온전히 지는 것보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는 게 마음은 편하다는 점이었다. 주도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거나 자신의 인생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는 표현과는 많이 다른 마음이다. 이러한 양립하기 어려운 마음은 아마도 자유롭게 선택하길 바라면서도 그 안에서 안정을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의 이중성을 담고 있는 게 아닐까 한다. 나도 이것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느낀다.
인내심이 상당히 부족한 편이라 여기까지 생각을 정리하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일상을 하나씩 살펴보아야 하는데'라는 마음만으로 며칠을 보냈고 '그래 더 기다릴 순 없다'란 경고음이 들리기까지도 오래 걸렸다. 내 손에 방향키가 쥐어져 있음에도 막연히 시간에 맡겨 '좀 지나면 답이 보이겠지'라고 책임감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내심이 부족한 것은 그 시간을 내 책임으로 돌리기 싫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