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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연 Aug 21. 2024

진짜 북한이 알고 싶다면

북한학 전문서점 '이나영책방' 

교과서 속 북한과 뉴스 속 북한 중 어떤 북한이 진짜일까?
우리는 진짜 북한을 알고 있긴 한 걸까?


맨 처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 건 아이들에게 신문을 읽어주면서부터다. 미사일 아니면 김정은으로 대변되는그 이미지가 전부라고 믿고 있는 어린이들 때문이다. 거기도 사람이 있고 여러 문제가 있을 텐데 그런 건 다 제외한 채 오로지 이미지가 소비되는 느낌이랄까? 어디 가서 쉽게 이야길 꺼내기도 뭐했다. 빨갱이란 단어에 아직 민감한 우리 사회, 그리고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져 버린 보도 방식에 그 누구도 반기를 들지 않아서였다. 한마디로 북한은 나쁜 놈, 이해 불가한 존재였던 것이다. 


오물풍선이 우리 동네에 떨어지던 날이었다. 평소 오물풍선 이야길 노상 하던 아이의 궁금증이 폭발했고 내친김에 인터넷에서 정보를 좀 찾아보자 했는데 유튜브에 나오는 영상은 정말 한결같이 지나치게 주관적이거나 사건 자체에 집중해 있었다. 대북선전의(혹은 대남선전)의 역사나 법적 근거 등은 자세히 다루지도 않았다. 


'어떻게 이지경일 수 있지?'


애초에 정확한 정보를 유튜브로 찾으려던 내가 잘못됐는지도 모르겠다. 도서관에 가봐도 어떤 책을 먼저 보는 게 좋을지 우리 아이들에겐 어떤 책으로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았다. 


이럴 땐 역시 독립책방이다. 마침 북마크 해둔 북한학 전문서점 '이나영책방'이 떠올랐고 인스타그램을 뒤져 곧장 '오물풍선 집담회'란걸 신청했다. 엄마인 나와 5학년, 3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거길 들어간 순간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엔 북한전문기자님과 북한학을 전공 대학원생, 독서모임, 등 다양한 연령대의 북한에 관심 많은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놀랐던 건 어린이는 우리 집 두 명밖에 없었다는 것!


놀란 마음도 잠시 자리를 앉아 마자 티켓을 다섯 장씩 나눠 주시더니 각 주제별로 진행되는 집담회에서 이 티켓을 사용해 일정시간 발언을 꼭 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자리인 줄 잘 모르고 왔던 우리 집 어린이들은 너무나 부끄러워 내 옆에 더욱 가까이 붙어 앉았는데 차분하게 진행되는 동안 뭔가를 열심히 메모지에 적고 질문할 것을 쥐어짰다.   


상대를 무작정 비난하는 방식이 아닌 토론에 참여한 것도 큰 경험이고 또 그렇게 집중하며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주제가 북한이었다는 점은 우리 모두에게 감동을 주었다. 


사장님께서는 북한학을 전공한 전공자이면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어 북한과 그에 관한 책으론 진정한 전문가였다. 특히 아이들에게 연령별로 어떤 책을 읽히면 좋을지 세심하게 추천을 직접 해주셨고 교육도 진행하고 계시다고 했다. 


유튜브에 있던 북한 관련 영상들 문제점에 매우 공감하기도 했다. 단단한 내 생각이 없이 그런 영상에 노출될 경우 어떻게 흘러갈지는 불 보듯 뻔할 일이다. 


카페처럼 꾸며진 넓고 편한 공간에 북한 관련 분야별 책들이 즐비하다. 
제작 스티커 하나까지 범상치 않은 느낌. 
추천받아 사온 내 책들 
추천받아 사온 어린이 책들 

이나영책방에서 놀란 건 북한 관련된 책들이 정치 이외에도 생각보다 종류가 무척 많다는 점이었다. 그간 내게 북한은 가장 가까이 붙어있지만 한 번도 제대로 가보지 못한 곳. 잘 알지도 못하고 알 수도 없었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 보니 내가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이렇게 많은 좋은 자료들을 찾을 수 있었다. 


뉴스를 볼 때도 비판적 사고를 하면서 봐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에서 '북한뉴스 바로알기'란 책을 사 왔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모두들 미디어 말고 책으로 북한을 만나보았으면 좋겠다. 훨씬 더 입체적이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내가 책으로 세상을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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