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15화 미역줄기볶음 편
미역은 해초가 아닌 해조류라 뿌리, 줄기, 잎을 분류할 수 없는 세포 덩어리라고 알고 있다. 미생물 그 자체인 미역을 우리는 먹기 좋게 네이밍을 참 잘도 붙였다. 어떻게 불리느냐에 따라 조리 과정도 달라지고, 담는 용기도 달라진다.
나는 미역줄기볶음 반찬을 참 좋아한다. 바다의 향을 품고 있어 생선이랑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입안에서 감도는 풍미가 있다. 더불어 오도독 씹히는 특유의 식감이 밥상에서 내 젓가락을 분주하게 만드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바다 안에서 희미하게 비치는 햇살을 쬐고, 바위 위를 힘껏 지탱하며, 큰 조류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미역은 부단히 애썼을 것이다. 그런 미역을 어민들이 채취하고, 또 다른 유통 과정을 통해 줄기 부분만을 분리했을 테지. 굵은소금 범벅이 된 채로 만난 미역줄기를 나는 최종 소비자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손쉽게 얻었었나.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살아가려는 힘겨운 노력과 여러 과정의 난관을 이겨냈을 누군가의 고된 노동을 딛고 여기 나 같은 사람에게 와준 것이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