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형 아들의 기상나팔
16화 계란찜 편
“학교 가야지. 일어나라!”
아침마다 엄마나 할머니의 큰 소리에 잠을 깬 나와는 달리 엄마가 된 나는 한 번도 아들을 깨워본 적이 없다.
“엄마, 나는 새벽만 되면 눈이 저절로 떨어져.”
아들은 내 알람 시계 보다 더 빨리 일어나 내 단잠을 깨우기도 한다. 어미새가 자신의 입에 먹이를 넣어주기를 바라는 아기새 마냥 눈만 뜨면 배고프다는 말을 많이 한다. 새벽형 아들의 배고프다는 기상나팔은 폰에서 울리는 알람 소리 보다 더 우렁차서 차마 끄고 더 잘 수도 없다.
”계란찜이랑 밥 먹자. “
”엄마, 계란찜에 새우젓만 넣어줘.”
아들은 멸치 육수에 새우젓을 넣은 계란찜을 선호한다. 내가 액젓과 국간장 같은 걸 넣으면 귀신같이 알고 매우 날카로운 지적을 하며 계란찜 맛을 평가한다.
하루아침을 여는 시간은 나만의 온전한 시간이었던 적이 없다. 늘 나 보다 한 발 앞서 새벽을 여는 아들의 반짝이는 눈빛이 있었다. 아마 내일도 그럴 것이다.
”음, 계란찜 맛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