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엄마는 콩나물을 더 좋아한단다.
21화 숙주나물 편
“엄마, 나는 콩나물은 먹기 아직 어려운데 숙주나물은 잘 먹을 수 있어.”
아홉 살 아들은 어려운 음식이 많다. 특히 채소는 김치류를 제외하고 잘 먹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채소 반찬을 아들 밥상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놓는다. 이것이 어미의 사랑이라는 것을 언제쯤 깨달을까? 그런 날이 오면 나는 할머니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들은 그것이 못내 서운한 지 맛있는 반찬을 자기 앞에 가져다 놓고 씩 웃는다. 나는 가만히 지켜보며 나물 반찬을 아들 밥에다 올려놓고 씩 웃는다. 아직 내가 젊다는 것을 아들이 이리저리 옮겨 놓은 반찬 위치를 지켜보는 것으로 알아챈다. 다행이다, 아직 40대라서.
숙주나물을 조물조물 무치며 간을 보니 꽤 맛있다. 참기름, 액젓, 국간장, 다진 마늘의 하모니는 모든 나물반찬에 잘 어울리는 한쌍인 듯싶다.
’ 아들아, 실은 엄마는 콩나물을 더 좋아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