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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샵 Jun 15. 2023

인공지능과 로봇시대에 우리가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움직이고 운동을 해야 한다.

2023년 인류의 지능을 압도적으로 능가한 '인공지능(AI)' 이름표를 단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려 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류 발전을 위한 친구가 될지 아니면 멸망에 이르게 할 적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경이로움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검색엔진 대명사인 구글을 긴장하게 만든 생성형 인공지능인 '챗GPT'의 출현은 인터넷 등장 이후 관련 서비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100만 명 사용자 확보에 걸린 시간은 넷플릭스 3년 5개월, 인스타그램 2년 5개월 걸렸지만 챗GPT는 단 5일 걸렸다). 최근 버전 4.0으로 업그레이된 챗GPT만 하더라도 수능 문제를 정확히 풀고 해설까지 완벽하게 하는 것은 물론 의사ㆍ변호사 시험을 상위권으로 합격했다는 소식도 있다.

2023년 5월 타임지 표지 'THE END OF HUMANITY(인류의 종말) [이미지 출처: time.com]

과학기술의 발전이 놀랍지만, 한편으로 영화적 상상이 현실이 될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 속 인공지능 스카이넷은 로봇을 조종하면서 인류를 멸망시키려고 하지 않았던가. 실제로 AI 드론 가상훈련서 최종 결정권을 가진 인간 조종사를 임무 수행에 방해되는 것으로 판단해 살해했다는 사례가 미 공군을 통해 발표되기도 했다(미군 'AI드론'이 조종사 살해). 2023년 5월 타임지 표지의 제목이 <인류의 종말>인 것은 AI가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이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인류가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지구의 허파인 열대우림 아마존을 파헤치고, (아무리 일부라지만) 육상과 해상 생명체를 멸종에 이르게 한 것과 무엇이 다를까. 지구를 뒤덮고 있는 쓰레기와 우리를 괴롭힌 팬데믹은 인류가 얼마나 지구에 해가 되는 존재인지를 실감케 했다. 인류는 전 지구적 기상이변을 통해 그 위험성을 경험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시킬 예정이라고 하니, 전 인류와 생명체를 재앙에 빠뜨리는 일이다. 이러다가는 애니메이션 영화 <월-E>에 등장하는 황폐해진 지구와 뚱뚱해진 지구인처럼 되는 게 아닐까 우려스럽다. 


2008년 개봉한 장편 애니메이션 <월-E>는 우주선 안에서 생활하는 미래 인류의 모습을 그린다. 영화 속 인류는 공중을 떠다니는 이동수단에 앉아 생활하는데, 움직이지 않아 뚱뚱해진 사람들은 의자 앞에 달린 모니터를 통해 음식을 주문하거나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낼 뿐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반면  청소ㆍ요리ㆍ보안ㆍ의료ㆍ생산 등 모든 분야의 ‘일’은 우주선 내부의 로봇들이 수행한다.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우주선에서의 삶은 상상만 해도 정말 끔찍하지 않은가?

영화 <월-E>는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우주선에서 사는 지구인들이 모습이 나온다. [이미지 출처: 구글]

인공지능 개발을 향한 공개서한


만일 컴퓨터가 무어의 법칙을 따라 속도와 메모리 용량이 18개월마다 2배씩 계속 증가한다면, 지능 면에서 향후 100년 내에 인간을 따라잡을 가능성도 있다.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인간보다 인공지능 설계를 더 잘 하게 되면, 그래서 인간의 도움 없이 반복적으로 스스로를 계속 개선시킬 수 있다면, 결국에는 지능의 폭발이 일어나게 되고 달팽이 속도로 발전하는 인간의 지능을 기계의 지능이 추월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컴퓨터가 우리와 일치하는 목표를 가지도록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고도의 지능을 가진 기계 같은 것은 과학소설에나 나오는 얘기라며 무시하고 싶은 유혹이 들겠지만, 이를 무시했다가는 실수를 저지르는 꼴이 될 것이고, 어쩌면 인류 최악의 실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 '9, 인공지능은 우리를 능가할 것인가?', 스티븐 호킹의《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중에서 


학자들과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바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우리 문명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다.


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 속에 지난 3월 29일, 미국의 비영리단체 '삶의 미래 연구소(FLI)'는 GPT-4를 넘어서는 고강도 AI의 연구·개발 작업을 6개월간 중지하자는 공개서한 <"거대한 인공 지능의 실험을 멈추십시오">를 발표했다. 하루 만에 1,000명이 넘는 이들이 동참해 서명했다(4월 5일까지 9,396명이 서명했다). 


여기엔 세계적인 인공지능 석학들을 포함해 애플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 테슬라 창업주 엘론 머스크(Elon Musk), <호모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기업인이지 정치인인 앤드루 양(Andrew Yang), 딥러닝의 창시자 중 한 명인 캐나다 컴퓨터 과학자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 영국의 인공지능 과학자(Stuart Russell) 등이 서명을 했다. 공개서한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모든 AI 연구소에 GPT-4보다 더 강력한 AI 개발을 최소 6개월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

1. 기계가 우리의 정보 채널을 선전과 비진리로 가득 채우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2. 만족스러운 일을 포함한 모든 일을 자동화해야 하는가.
3.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비인간적 마인드를 개발해야 하는가.
4. 우리 문명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가.
5. 이러한 결정을 선출되지 않은 리더에게 위임해선 안 되지 않는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챗GPT의 제작사인 오픈AI가 청소년 보호를 위해 AI 제품의 연령 제한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리고 챗GPT 창시자이자 오픈AI의 최고경영자인 샘 올트먼은 "인공지능의 심각한 위험도 존재하며, 규제와 국제표준 필요하다"며 5월 16일 열린  미국 상원 소위 청문회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측면을 좋게 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설립됐으나, 심각한 위험도 존재한다. 가장 우려하는 것 중의 하나는 일대일 대화형 허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다.
영화 <터미네이터 2>의 인공지능 스카이넷에 의해 발사된 핵폭탄으로 인해 인간이 불타는 장면 [이미지 출처: 구글]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AI가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완벽하지도 안전하지도 않다. 무엇보다 인간이 아닌 AI에 통제권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AI 윤리와 관련해 활발히 논의 중이며, AI 알고리즘과 관련해서는 규제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UN에서는 더욱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국제원자력기구급' 규제 기구를 만든다고 한다. UN사무총장은 AI와 관련해 

핵전쟁과 동등한 수준으로 인류 위협할 수 있다.

고 경고했다.


호모사피엔스로부터 35만 년 VS 인공지능 탄생 67년


인간의 뇌는 생각 이상으로 기능이 뛰어나다. 뇌는 1페타바이트, 즉 책 47억 권을 저장할 수 있다(1페타바이트=1,024테라바이트=1,048,576기가바이트). 물론 이는 뇌가 한순간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총량일 뿐 실제 기억보관소의 용량은 이보다 적다. 어쨌든 그 기능을 우리 눈앞에서 바로 시연해 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사람이 책을 쓰기 위해 목차를 정리하려면 아무리 짧게 잡아도 일주일에서 한 달은 걸린다. AI는 바로 목차를 정리해서 보여준다. 특정 수학 문제를 풀려면 사람은 학습부터 해야 하지만, 지금의 AI는 학습 없이 문제를 푼다. 무엇보다 학습 속도와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에서 너무 차이가 난다.   


인류가 현재의 집단 지성을 보여주기까지 우리 조상 호모사피엔스로부터 시작해도 35만 년이라는 물리적 진화의 시간이 걸렸다. 인공지능은 어떨까? 1956년, 미국 다트머스 대학에 있던 존 매카시 교수가 개최한 다트머스 회의를 통해 처음으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불과 1세기도 안 되어 인류를 경이와 두려움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후 AI 관련 연구는 번성기와 빙하기를 지나며 빅데이터(Big Data)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계 학습)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으로 탄생하게 된다. 즉, 방대한 데이터를 기본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었다(이전까지는 인간이 인공지능에 설명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마침내 인공지능은 머신러닝 한계를 뛰어넘는 단계에 이른다. 2006년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가 발표한 딥러닝(Deep Learning, 심층 학습)이다. 바로 인간의 '뇌 신경망 네트워크(Neural networks)' 구조를 모방한 딥러닝 알고리즘이 탄생했다.

'세기의 대결', 인공지능 알파고와 인류 최강 바둑기사 이세돌과의 대국 [이미지 출처: YTN]

여기에 더해 GPU(Graphic Processing Unit, 그래픽 처리 장치)의 발달로 2012년 이미지 인식 기능이 더해지면서 인공지능은 더욱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다(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알렉스 크리제브스키[Alex Krizhevsky]에 의해서다). 다시 말해 군사용에서 상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인터넷망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기 시작한 AI는 세상을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2016년 '세기의 대결'이란 타이틀로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이세돌 기사의 대결이 펼쳐진다. 결과는 바둑의 신 인간 이세돌은 인공지능 알파고와 상대로 해서 4패를 하고 단 1승만 거둔다. 이후 쏟아진 기사 중 <알파고, 인류 문명 대참사 부를 '신호탄'인가>의 제목처럼 우리는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학습에서 생성의 단계로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인공지능은 본격적으로 우리 일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GPT(Cha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생성적 사전학습 변환기)'가 그 신호탄이다. 여기서 인공지능이 한 단계를 더 뛰어넘는다. 가장 어려웠던 복잡한 문법 구조의 언어를 처리하는 대신,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의 확률 관계를 미리 학습하는 방식, 즉 GPT가 등장한 것이다. 이 알고리즘은 구글이 개발했다. 기존 AI가 식별과 구별을 했다면, 이제 생성하는 단계로 넘어온 것이다.

ChatGPT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의 전문지식을 갖고 있으며 거의 사람과 다름없는 수준의 유창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ChatGPT 본인이 AI면서도 다른 AI를 코딩하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ChatGPT는 AI이고, AI는 빅데이터를 학습하며 세상의 이치를 수학적 패턴으로 분석하는 도구입니다.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AI의 성능이 높아지므로, 아마 ChatGPT의 제작자들은 구글 등에서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닥치는 대로 수집하여 학습에 활용하였을 것입니다.

- 반병현의《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중에서
현재 버전 4.0으로 업그레이드된 오픈 AI사의 생성형 AI 챗GPT [이미지 출처: 구글]

그래서 혹자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 아니냐며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계를 통해 

물질적 생산의 영역에 머물던 AI가 글쓰기 같은 지적 행위 생산이 대량으로 가능한 영역


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2023년 3월 초, 미국 AI 연구재단인 '오픈AI'가 챗GPT의 API를 공개함으로써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탑재할 수 있게 되었다(결국 판도라의 상자는 열린 것일까?). 우리가 사용하는 SNS 그리고 문서와 이미지 프로그램과 검색 브라우저 등에 대화형 인공지능이 설치되는 것이다. 또한 정부나 기관, 기업들의 민원 상담 등을 챗GPT API를 이용한 챗봇(Chat Bot, 텍스트ㆍ그래픽ㆍ음성을 이용해 사용자와 대화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는 앱)으로 하게 될 것이다.

일리 있는 말이다. 다만 인간의 지적 능력을 대체하는 것과 육체적 능력을 대체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제조업의 쇠퇴와 서비스업의 부상으로 생겨난 좋은 일자리들은 힘이 아니라 두뇌를 필요로 했다. 누구나 지식노동자가 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지식에 대한 독점권을 잃었다.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꿈꾸고 원하는 일들을 인간의 두뇌가 처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빠르고 유능하게 처리할 수 있다. 물론 인간을 위한 일자리도 분명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그 직업을 원할까?

-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의《초거대 위협: 앞으로 모든 것을 뒤바꿀 10가지 위기》,「8장 AI와 사라진 일자리」중에서


인간 지능과 인공지능의 속도 차이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에서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명체인 인간의 뇌는 '생존'을 위해 진화해 왔고, 기계인 인공지능은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학습'을 위해 발전했기 때문이다. 생존은 곧 '움직임'이다. 먹이를 찾아 나서고 발견하고 채집하고 사냥하기 위해 움직이고 이동하는 게 기본이란 얘기다. 반면 인공지능은 생존을 위해 움직일 필요 없이, 기술 발전에 따라 오로지 학습에만 집중해 왔다. 놀라운 속도의 처리 및 저장기술 그리고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한 인터넷망 기술로 세상 모든 정보와 데이터를 스스로 찾고 학습한다. 이 때문에 코딩ㆍ번역ㆍ전문 영역 정보 제공ㆍ문제해결 방안 제시ㆍ이미지 제작 등 인간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할 일을 인공지능은 순식간에 처리해 준다. 


진화와 발전 기간도 차이를 보이는데, 인공지능은 67년이라는 눈 깜짝할 사이에 탄생하고 발전했다. 하지만 생명체 탄생 이후 생명의 진화는 약 40억 년의 시간이 걸렸다. 나무 위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최초의 인류인 (현지어로 ‘삶의 희망’이란 뜻의) 투마이(Toumai) 이후로부터도 700만 년의 시간이 흘러야 했다. 그 긴 시간 동안 우리의 생존 시스템은 움직이도록 진화해 왔다. 움직임을 통해 지능이 점점 좋아진 것이지, 진화의 목적 자체가 지능 발달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움직일수록 뇌 기능이 활발해지고 좋아진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은 우리 몸의 움직임을 대폭 줄어들게 했다.


과학기술은 컴퓨터ㆍ인터넷ㆍ컴퓨터ㆍ스마트폰ㆍSNS를 탄생시켰지만, 이를 이용하는 우리 뇌는 도파민 과다 분출 상태에 놓였다. 이는 뇌의 생산적인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움직임을 더욱 줄어들게 만들어 뇌 기능 저하는 물론 근골격계 및 만성질환을 더 많이 겪게 만들었다(영화 <월-E>에 등장하는 인류를 다시 떠올려 보라). 무엇보다 타인의 삶과 내 삶이 비교될 수 있는 콘텐츠로 가득한 SNS로 인해, 행복 만족도는 더욱 낮아지게 되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SF 영화 <>의 세계관에는 지금보다 발달한 기술이 등장하지만, 인공지능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삶을 로봇에 맡기게 되면서 (앞서 언급한 영화 <월-E> 속) 안락한 삶을 보낸다. 급기야 인간이 로봇의 노예가 되는 현상에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 혁명을 통해 이를 바로 잡았기 때문이라고 한다(과연 호모 사피엔스 후손인 지금의 인류가 이 거대한 물줄기를 옳은 방향으로 흐르게 할 수 있을까?). 

방직기로 일거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방직기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이 19세기 초 영국에서 일어났다. [이미지 출처: 구글]

이는 19세기 초반 영국에서 일어났던 기계 파괴 운동으로 불리는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과 맥이 닿아 있다. 이 사회 운동은 노동자들이 1811년에서 1816년까지 섬유 제작 기계, 즉 방직기를 파괴한 일이다. 방직기가 노동자의 일거리를 줄인다는 공포와 자본가가 노동자를 부속품 취급하는 것에 맞선 혁명이었다(시간이 지나면서 이 용어는 일반적으로 산업화ㆍ자동화ㆍ컴퓨터화 또는 신기술에 반대하는 사람을 의미하게 되었다). 200년 전 러다이트 운동 이후로 인류는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인해 일거리가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는 시작일 뿐이며 인류가 멸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공지능이 내놓은 답을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AI 드론이 작전 성공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인간 조종사를 죽인 것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지구와 인류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AI가 내놓은 답이 인류의 절반을 멸망시키는 것이고, 그것이 가장 이롭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우리는 사회적 움직임을 통해 더욱 지혜를 모아야 하고, 인공지능이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들을 공론화해서 안전장치 마련하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AI와 로봇이 대신 해줄 수 없는 것, 움직임 그리고 운동!


앞선 글 <[운동 안내서] 움직임이라는 강력한 도구 - 몸 설계의 목적>에서 인간이 지닌 강력한 도구는 바로 

움직임(Movement)

이라고 했다. 움직임, 특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무수히 많은 부분을 이제 막 알게 됐을 뿐이다. 우리 몸의 어떤 부분도 운동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부분이 없다. 나아가 움직임은 우리를 서로 연결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공지능과 모빌리티(Mobility)가 화두가 되는 4차 산업 시대에도 몸을 움직이는 것은 우리를 모이게 하고 서로가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깨닫게 한다. 


움직임의 심리적 혜택은 말할 것도 없다. 움직임은 생존 시스템의 스트레스 호르몬 방출을 정상적인 범위에서 이뤄지도록 해 무기력과 우울감 대신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게 만든다.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움직임이 뇌와 연관된 비밀들이 밝혀지고 있다. 뇌 과학이 밝혀낸 비밀을 들여다보면 우리 몸의 생리 기능은 움직이는 것을 보상하도록 만들어졌다.

인간은 움직여야 하는 존재이다(Humans are meant to move). [이미지 출처:benmedder.com]

뇌는 왜 우리를 활발히 움직이게 하려고 이토록 정교하게 진화했을까? 생존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움직여야 했고 움직임은 생활 방식이 되었다. 이에 대해 신경과학자 다니엘 울퍼트(Daniel Wolpert)는 “인간 뇌의 목적은 오로지 움직임을 유발하는 것이다. 움직임은 우리가 세상과 교류하는 유일한 방식이다.”고 했다.[1] 따라서 우리 몸의 생리 작용은 움직임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상한다. 당장 일어나 당신이 머무는 공간을 움직이면서 간단한 청소를 해보거나 나가서 10분만 걸어보라. 그러면 급성 호르몬 반응으로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하고, 뇌는 긍정적 생각과 아이디어를 당신에게 선사한다.

뇌와 몸은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움직임에 대한 보상으로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들고, 일상을 이어갈 힘을 주며 격려한다. 


이번엔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해보자.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을 자극하고 유산소 운동을 통해 심폐기능을 자극하면 어떻게 될까? 600여 개에 이르는 근육은 당신에게 강인함과 희망을 주며, 뇌는 즐거움을 보상해 준다. 이것이 반복되면 뇌와 몸은 당신이 지구별에서의 여행을 이어 나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주고, 삶의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준다. 


그렇다면 왜 더 잘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왔다. 좋은 움직임은 단순히 더 잘 움직이는 것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뇌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부분은 생각ㆍ감정ㆍ감각인지를 조절하는 뇌의 부분과 연결되어 있으며, 뇌의 특성을 더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확실한 도구이기 때문이다.[2] 당신의 감정과 정신상태 그리고 지금보다 더 나은 자신으로 변화시키고 싶다면, 자기 몸을 인지하고 더 나은 움직임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무술ㆍ요가ㆍ태극권 같은 전통적인 움직임을 여전히 많은 지구인이 하는 이유는 바로 몸은 물론 마음도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의 잘못된 움직임과 자세로 인한 여러 가지 통증과 부상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선수들이라면 부상을 예방하고 더 나은 운동수행력을 갖게 한다. 이 모든 것은 인공지능이 대신 해줄 수 없다. 오직 당신이 움직이고 운동할 때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인공지능과 건강한 협업이 가능할까?


인공지능이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답을 찾게 도와줄 수도 있겠지만, 인류의 생존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인공지능을 통제하고 관련 기관 설립 같은 움직임을 통해, 인공지능을 안전하게 사용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공지능은 우주 생명을 멸종시킬 수 있는 가공할 힘을 가진 인피니티 스톤을 획득한 타노스가 될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영화 <터미네이터> 속 인공지능 스카이넷이 인류를 멸망시키는 장면을 눈앞에서 보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인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인공지능과 건강한 협업이 가능한 인류의 좋은 친구가 될지, 통제하려다 인류 스스로가 노예가 될지, 아니면 인공지능을 영원히 봉인해버려야 할지 말이다. 작고한 스티븐 호킹 박사의 말처럼 인류 최악의 실수가 되지 않을 선택을 해야 한다. 이러한 선택에 앞서 인공지능이 인류와 지구를 위해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우리 뇌 기능을 건강하게 최적화시킬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해서 인류를 파멸에 이를 결정을 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인류 스스로가 그런 행위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일상에서 움직이고, 자연을 바라보고, 자연을 음미하는 일이다. 인간의 고유한 움직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인공지능이 결코 대신 해줄 수 없다는 것과 생명을 간직한 행성 지구는 하나 뿐임을 기억해야 한다. 온갖 재앙과 재악이 들어 있는 판도라의 상자는 처음부터 열지 않는 것이 좋다. 부디 인류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지 않도록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원문: 인공지능(AI)과 로봇 시대에 우리가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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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참고: <AI Is Not an Arms Race> - TIME, 2023.5.31
참고: <미군 'AI드론' 가상훈련서 조종사 살해> - 한경, 2023.6.2
참고: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 - 스티븐 호킹 지음 | 배지은 옮김 | 까치(2019)
참고: <Pause Giant AI Experiments: An Open Letter> - 미국 비영리단체 '삶의 미래 연구소(FLI)'
참고: <챗GPT 창시자 “AI, 심각한 위험도 존재…규제·국제표준 필요”> - 한겨레, 2023.5.17
참고: "<"AI, 통제불능 괴수 될 수도"…UN '원자력기구급' 규제 기구 만든다>- 머니투데이, 2023.6.13
참고: <챗GPT -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 - 반병현 지음 | 생능북스(2023)
참고: <초거대 위협: 앞으로 모든 것을 뒤바꿀 10가지 위기> - 누리엘 루비니 지음 | 박슬라 옮김 | 한국경제신문(2023)
참고: [1] P9, 캘리 맥고니걸의《움직임의 힘》

참고: [2] P13, 토드 하그로브의《움직임을 위한 가이드》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사이트&SNS: http://푸샵.com페이스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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