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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재윤 Oct 02. 2021

내 직감은 사실과 다를 수 있다

과연 자동차는 어디에?

  몬티 홀 문제(Monty Hall problem)는 미국 NBC 방송의 퀴즈 프로그램 〈거래를 합시다 Let’s make a deal〉에서 유래된 문제이며 몬티 홀은 퀴즈 프로그램 진행자 이름이다. TV 출연자가 퀴즈에 우승하면 다음 방법에 따라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


1. 문 세 개가 있다. 한 개의 문 뒤에는 자동차가 있다. 나머지 두 개의 문 뒤에는 염소가
    있다.
2. 몬티 홀은 자동차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 우승자가 문을 하나 선택하면 몬티 홀은
   우승자가 선택하지 않은 문 중에 염소가 있는 문을 반드시 열어서 보여준다.
3. 몬티 홀이 우승자에게 묻는다. “처음 선택한 문을 그대로 선택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바꾸시겠습니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부분은 내가 선택한 상황을 바꾸지 않겠다고 말한다. 어차피 남은 문은 두 개뿐이니 선택지는 선택한 문을 바꾸거나 바꾸지 않거나 두 가지 경우뿐이다. 즉 바꾸나 마나 자동차를 얻을 확률은 1/2로 같다고 말이다. 이것이 우리의 직감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을 바꾸는 것이 자동차를 얻을 확률이 훨씬 더 높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세 개의 문을 각각 1, 2, 3번 문이라 하자. 자동차는 1번 문에 있다고 하자. 우승자가 선택을 바꾸지 않을 경우와 선택을 바꿀 경우를 나누어 살펴보자.

 

  먼저 우승자가 선택을 바꾸지 않을 경우다. 우승자는 자동차가 있는 1번 문을 선택했다. 몬티 홀은 2번 또는 3번 문의 염소를 보여준다. 우승자가 선택을 바꾸지 않으면 자동차를 얻는다.

  자동차가 없는 2번 문을 선택하면 몬티 홀은 반드시 3번 문의 염소를 보여준다. 우승자가 선택을 바꾸지 않으면 자동차를 얻지 못한다.

  3번 문을 선택하면 몬티 홀은 반드시 2번 문의 염소를 보여준다. 우승자가 선택을 바꾸지 않으면 자동차를 얻지 못한다. 따라서 우승자가 선택을 바꾸지 않으면 자동차를 얻을 확률은 3가지 경우 중 1가지 1/3이다.


  다음으로 우승자가 선택을 바꿀 경우다. 우승자는 자동차가 있는 1번 문을 선택했다. 몬티 홀은 2번 또는 3번 문의 염소를 보여준다. 우승자가 선택을 바꾸면 자동차를 얻지 못한다.

  자동차가 없는 2번 문을 선택하면 몬티 홀은 반드시 3번 문의 염소를 보여준다. 우승자가 선택을 바꾸면 자동차를 얻는다.

  3번 문을 선택하면 몬티 홀은 반드시 2번 문의 염소를 보여준다. 우승자가 선택을 바꾸면 자동차를 얻는다. 따라서 우승자가 선택을 바꾸면 자동차를 얻을 확률은 3가지 경우 중 2가지 2/3이다. 선택을 바꾸지 않을 경우의 확률은 1/3. 33.3%이다. 하지만 선택을 바꿀 경우의 확률은 2/3. 무려 66.7%로 올라간다. 선택을 바꿨을 뿐인데 자동차를 얻을 확률이 두 배나 오른 셈이다.


몬티 홀 문제는 100% 신뢰했던 직감이 틀릴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서로를 이해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내 직감을 신뢰하기보다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에 좀 더 집중하면 말이다. 어느 날, 여자 친구와 대화를 하던 도중 그녀가 내가 하는 말에 무표정으로 고갤 끄덕이고 있단 사실을 알았다. 그때 난 ‘사실 속으로 재미없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억지로 고갤 끄덕이는 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생겼다. 한바탕 싸우고 나서야 오해를 풀었다. 여자 친구는 내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무표정이었고 내가 말하는 데 방해가 될까 조용히 고갤 끄덕였다. 배려심에 나온 행동을 나의 잘못된 직감으로 오해했다. 이렇듯 내 생각이 지나치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지나친다.




   몬티 홀 문제에서 내 직감이 사실과 매우 달랐듯이 내 생각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해야 한다. 당신의 연인이 “어차피 생각대로 되지 않을 거야. 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어.”라고 말하면 어떻게 생각할 텐가? 당혹스러운 소식이 찾아왔을까. 뜻밖의 기쁜 소식이 찾아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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