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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ul Aug 09. 2024

글쓰기는 나와의 수다

남과 솔직하기 어려워진 순간 내게 솔직해진다

남과 솔직하기 어려워진 순간 내게 솔직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소소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할 곳이 없어지는 것 같다.


오래되지 않은 사이에서는 서로를 잘 몰라서 속 깊은 얘기를 하기 어렵고

오래된 사이에서는 서로를 잘 알아서 뻔한 얘기 같을까봐 하기 어렵다.


별로 안 친한 사이엔 나를 어떻게 볼까 싶어 완전히 솔직해지기 어렵고

친한 사이에는 내가 새삼 달리 보여 잘 쌓은 관계를 망칠까 싶어 완전히 솔직해지기 어렵다.


힘들거나 슬플 때 혼자 삼켜야 할 때가 많아진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흠잡히지 않기 위해 침묵하는 게 낫고

나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괜한 마음의 걱정을 얹어주기 싫어 침묵한다.


깊어지지 않은 사람들과 갑자기 너무 깊어지지 않기 위해 나를 덮어두게 되고

깊어진 사람들과 갑자기 얕아지지 않기 위해 나를 덮어두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시시콜콜한 이야기, 진솔한 이야기를 나와 잘할 수 있어야 하더라.

아니, 결국 나밖에 없더라.

글쓰기라는 창구를 통해 나와 대화하기 시작했다.


커버 이미지:Image by ilgon hwang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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