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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팔라진 장기금리… 단기채는 수혜, 장기채는 저점 매력

by 팟캐김

최근 글로벌 채권 시장은 장기물 금리가 더 많이 오르면서 곡선이 가팔라지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고착됐던 장단기 금리 역전 상황이 해소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는 단순히 경기 낙관 때문이라기보다 국채 공급 확대(재정), 물가 불확실성, 정책 경로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KakaoTalk_20250907_091727239.jpg 출처 : 모 톡방에서 퍼옴


미국은 9월 회사채와 국채 등 대규모 발행과 재정 부담 논란 속에서 장기금리가 뛰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 연준 독립성 논쟁 등이 겹치면서 장기 프리미엄이 재평가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면서 장기채 프리미엄이 확대된 것이다.


다른 나라들도 비슷하다. 영국은 실질·명목 장기금리 상승이 이어지며 금융여건이 긴축적으로 흐르고 있다. 이는 경기 개선 신호라기보다는 인플레·재정 프리미엄을 더 의식한 결과로, 성장세는 완만하지만 물가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하다는 의미다.


한국의 경우, 금리곡선은 중립적·완만한 회복 국면을 시사한다. 시장이 경기 회복을 과도하게 평가하지도 않지만, 급격한 둔화 신호도 크지 않다. 동시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여지가 여전히 담겨 있어, 단기물 중심으로는 금리 하락 기대가 반영될 수 있다.


결국 시선은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결정에 쏠린다. 시장 분위기는 이번 9월 회의에서 인하가 거의 기정사실이라는 쪽이다.


8월 미국 비농업 고용은 단 2만2천 명 증가에 그쳤고, 실업률은 4.3%로 올랐다. 주요 외신들은 이를 크게 다뤘고, 연준이 경기 둔화에 대응해 금리 인하를 시작할 명분이 충분히 형성됐다고 본다.


문제는 인하 폭과 연속성이다. 기본적으로는 25bp 인하가 예상되며, 기준금리는 4.0~4.25% 범위로 낮아질 것이다. 일부에서는 50bp ‘점프 컷’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리 인하는 곧 달러 약세 압력으로 이어진다. 실제 달러지수(DXY)는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다수 전략가들은 달러 약세 베팅을 유지하고 있다.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달러 약세와 연준 독립성 논란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장기금리가 높게 고착되거나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 달러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정치적으로는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관세 정책과 국제 정치 구도는 인플레·금리 경로에 압력을 주는 요인으로, 외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 시장이 장기금리 프리미엄을 높게 요구하는 배경에도 이런 정책 불확실성이 일부 반영돼 있다.


앞으로 한 달간은 미국의 금리 인하 여부와 폭, 그리고 이에 따른 달러·원화 움직임이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투자 전략으로 보면, 단기채 선호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단기채는 인하 수혜로 가격 상승 여지가 크다. 반면 장기채는 국채 공급과 재정 부담 등으로 하방이 경직돼 있어,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머무르거나 완만한 하락세에 그칠 수 있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는 장기채 가격이 역사적 저점권에 있는 만큼, 일부를 포트폴리오의 헤지 수단으로 분산해 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장기채 etf.png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 장기채 직접 투자가 쉽지 않기 때문에, ETF를 활용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대표적으로 iShares 20+ Year Treasury ETF(TLT)가 있는데, 미국 장기채 가격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가격은 88.56달러로, 최근 5년간 45.7% 하락했고 1년간 11%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비교하는 것은 다소 특수 상황이지만, 지금은 분명 역사적 저점권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장기적으로 매력적인 진입 구간일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변동성과 추가 하락 위험이 크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결국 단기채는 인하 수혜를, 장기채는 저평가 매력과 헷지 기능을 노리는 분산적 접근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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