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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팟캐김 Jun 14. 2021

[팟캐스트책쓰기]⑥팟캐스트의 소소한 장점

시간을 아낀다..그리고 내 콘텐츠 아카이브가 된다

유튜브를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직장인 유튜버들에 대한 얘기를 종종 듣는다. 이들의 얘기는 신문 기사에도 소개될 정도가 됐다. 일과 취미생활의 병행으로 보면야 큰 문제가 안될 수 있지만, 일부 기업에서는 근로자들의 겸직의무 위반으로 보고 있어서다.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유튜브 같은 공개적인 플랫폼을 통해 회사나 그 회사의 제품에 부정적인 정보가 퍼질 수 있다는 우려다. 


대부분의 직장 상사들이 유튜브를 하는 부하, 후배 직원들을 못마땅해 하는 이유도 일견 타당하다. 영상물이란 것 자체가 시간을 크게 소진하는 매체라는 데 있다.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 편집, 업로드까지 장시간을 요구한다. 장면 하나하나를 보면서 자르고 붙이고 하는 등의 '노가다' 작업도 따르기 마련이다. 


유튜브를 하는 직원을 둔 상사라면, 이렇게 들어가는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을 따질 수밖에 없다. '혹시 회사 근무 시간에 유튜브 만들겠다고 집중 못하는 거 아냐?' 


사실 유튜브 외에도 우리의 근무 시간을 빼앗는 것은 차고 넘친다. 누군가는 주식 트레이딩을 하느라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못 떼고, 또다른 누군가는 웹쇼핑을 종종 한다. 유튜브를 본다거나 SNS 활동을 하는 것도 흔한 일 중의 하나다. 


또다른 이유는 유튜브를 하다가 잘되면 퇴사를 할 것이라는 우려다. 직장인 입장에서는 로또 맞을 확률이나 다름없지만, 회사로서는 '인재의 유출'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우리들의 순수한 착각일 수 있다. 우리의 빈 자리는 너무나 쉽게 채워진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하는 업무라는 것 자체가 고난이도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지 않은가. 


엄밀히 말하면 이건 '남이 잘 되면 배 아픈 심리'와 맞닿아 있다. 상사와 동료 입장에서 유튜브로 대박내고 나간다고 했을 때, 배 아파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회사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소망 아닌가. 


팟캐스트의 소소한 장점 


2016년 8월 팟캐스트를 시작하면서 팀장에게 보고를 했다. 자신이 해야할 업무를 처리하면 크게 간섭이 없는 팀장이었던터라 믿고 얘기했던 것. 사내에서도 워커홀릭으로 소문난 그는 '일할 만한 동기'를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었다. 타사 기자들과의 경쟁심, 그리고 차별화가 나름의 동기였다. 


팟캐스트 활동도 이 같은 동기부여의 차원에서 봤다. 아무래도 현업 업계의 얘기를 할 수 밖에 없고, 취재원들도 들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수도 있었다. 이거 하나로 남다른 기자가 되는 셈이다. 


물론 뭐 이건 이상일 뿐이다. 현실 적용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팟캐스트를 만든다고 하는 나나, 내 주변 사람들이나 지인들이 바쁘기 때문이다. 정보는 넘치고 시간은 부족하다. 한가하게 앉아서 예의상 들어주는 것도 한 두번이다.  


의외의 장점은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데 있었다. 남이 어떻게 듣느냐와는 상관없이 내가 느낄 수 있는 장점이다. 물론 두 사람 이상이 모여서 라디오방송처럼 제작을 한다면야 다른 문제지만, 혼자서 운영하는 형태라면 굉장한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선은 시간이 무척이나 짧게 든다는 점이다. 만약 혼자서 한다면 기획이랄 것도 없다. 생각나는대로 대본을 쓰고, 이를 고치고, 녹음하면 된다. 녹음 이후의 과정도 단촐하다. 


녹음 과정에서 큰 실수가 없다면 그냥 앞뒤 음악을 붙여서 파일을 만들면 되고, 실수나 실언이 있다면 그 부분을 자르면 된다. 자막을 붙인다거나 여러 컷을 합성할 필요가 없다. 영상 편집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이 부분은 더 두드러지게 느껴진다.


두번째는 대본에 대한 활용이다. 팟캐스트 대본이 그대로 블로그나 포스트 혹은 브런치의 콘텐츠로 올라가는 식이다. 원소스멀티유즈의 두 개 요소가 한번에 해결되는 식이다. 


만약에 조금더 부지런을 떤다면 PPT 등을 활용해 유튜브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 목소리와 PPT나 다른 영상물이 나오니 직접 촬영과 편집보다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절대 외면할 수 없기는 하다. 다만 PPT를 만들고 영상 편집의 시간이 추가적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도 블로그나 포스트 등 텍스트 기반의 채널이 뒷받침돼 있지 않다면 책 출판 등 다른 채널로 확장하기가 쉽지 않다. 내 생각을 저장해놓는 아카이브라고 했을 때도 텍스트는 훌륭한 창고가 된다. 이 텍스트란 채널을 멀티미디어로 옮겨놓기 가장 쉽고 간편한게 팟캐스트 혹은 팟캐스트형 콘텐츠가 된다. 


2018~2019년 방송 내용을 모아 2020년 2월 펴낸 단행본. 윰기자가 주도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퍼블리에서 지원을 받아 제작했다.


저 팟캐스트한다고요~! 


시장이 작다는 것은 의외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점. 웃픈 현실이 될 수 있지만, 본인도 주변 사람도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잘 되어 따로 차려 나갈 것'이라는... 


2020년 중반정도에 국장에게 불려간 적이 있다. 유튜브가 난리라는데 어떻게 하면 이 시류에 따라갈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었다. 이미 회사에는 '팟캐스트 하는 기자'로 소문나 있던터라, 유튜브 전략에 대해 내게 물어본 것이다. 


회사에서도 팟캐스트가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고, 블로그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대체적인 인식은 '유튜브보다 돈이 덜 된다' 식이었다. 


유튜브란 게 워낙 다재다능한 사람들이 경쟁하듯 콘텐츠를 올리는 플랫폼이고, 방송사에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일반 개인 초보자 입장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편집과 촬영보다 더 높은 장벽은 '시간'에 대한 부분이다. 일반 직장인 입장에서는 유튜브를 볼 시간은 어떻게서든 마련할 수 있지만,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시간을 쪼개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자기계발 측면에서 유튜브를 보고 시청할 수 있지만, 실제 자신의 채널로 만들기 어렵다. 


초보자 입장에서 왜 유튜브 채널이 어려운지 설명을 하고, 팟캐스트가 갖는 강점을 얘기하려는 순간 '팟캐스트는 돈이 안되잖아...'  단 한 마디로 일축되고 말았다. 


'아, 내가 하는 일이 조직에서 용인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구나...' 


●글쓴이 소개(김유성)

이데일리 금융부 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2016년 8월부터 팟캐스트 채널 '경제유캐스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외 유튜브와 네이버포스트 등에도 콘텐츠를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2021년 7월 '금융초보자들이 알고 싶은 TOP질문 77가지'(메이트북스)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http://naver.me/xtFJJp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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