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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팟캐김 Nov 14. 2021

[경제위기란?-4] 금융위기는 뭐?

경제위기와 금융위기의 차이점 

금융위기 테마 세번째 시간, ‘경제위기와 금융위기란 무엇인가’입니다.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는 마지막 시간이 되겠네요. 기본적으로 여러분들이 알아야할 부분이라고 보긴 합니다. 이후 사례를 얘기할 때 이해도가 더 높아질 수가 있다고 봅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왜 금융위기 경제위기 편을 준비했는가라고 물으실 수 있는데, 요새 금융 상황이 꽤 심상치 않아 보여서입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을 비롯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해서 이들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고 있어서입니다.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잡겠다는 뜻이고, 실제 어떤 정부 정책보다도 직접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급속한 경기 후퇴와 이에 따른 금융 경색, 경제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생산과 소비, 성장의 축이 잘 돌아가지 않은 상황에서 돈줄마저 막힌다면 그동안 연명하고 있던 기업들이 망하고, 이에 따라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금리를 올리는 것은 여러모로 감안해야할 게 많습니다. 당장은 부동산과 같은 자산가격 상승세가 꺾이게 됩니다. 부자들이 좋아하지를 않지요. 남미처럼 양극화가 심한 사회일 수록, 또 포퓰리즘이 만연된 사회일 수록, 그리고 지하경제가 많이 발달된 나라일 수록 기준금리를 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정책적 효과가 적다는 뜻이기도 하죠. 




본론에 들어가겠습니다. 


사실 경제위기와 금융위기, 재정위기 등을 혼용해서 쓸 때가 많습니다. 각 나라마다 각 경제마다, 또 각 시대에 따라 겪는 위기의 형태가 다른데, 이를 구분없이 쓰기도 합니다. 


오늘 내용은 한국은행 출신으로 수원대 경상대 교수로 재직 중인 임경 교수님의 책 '돈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나온 내용을 발췌해서 이론적 구분을 지었다고 말씀드릴게요. 


우선 경제라는 단어의 뜻은 경세제민이란 단어에서 유래됐어요. 세상을 경영하고 사람들을 잘 살게한다라는 의미인데, 경제란 단어는 굉장히 거시적인 단어입니다. 

이 경제를 움직이는 주체들이 바로 기업과 가계, 정부가 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사이에서 핏줄처럼 돈의 흐름을 관장하는 통로 역할을 금융이 합니다. 전통적인 금융사로는 은행이 있죠. 금융의 시작과 함께 은행이 시작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요. 


우리 몸이 아픈 상황이라면, 그러니까 외부의 충격을 받아 다쳤거나 혹은 내부의 장기가 잘못돼 손상이 됐을 때입니다. 경제 위기는 경제가 아프다라는 얘기가 될 수 있고, 경제의 주요 주체들이 문제를 일으켰을 것이라는 논리적 구성이 가능해집니다. 



경제위기란? 


이 맥락에 따라 경제 위기는 금융에서 비롯되는 금융위기가 있겠고, 정부에서 비롯되는 재정위기가 있습니다. 기업과 가계의 실물경제가 침체되면서 오는 실물경제 위기도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저는 비경제학자라서 이런 비유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데, 경제를 하나의 몸이라고 본다면, 금융은 혈관과 같은 순환계, 정부는 우리의 중추 신경계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고, 가계와 기업은 팔과 다리 혹은 신체라고 할 수 있다고 가정해보면 더 편할 수있습니다. 



금융위기는 결국 돈의 순환이 되지 않아, 어느 한군데가 막히면서 정부와 가계기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결국 심혈관 질환을 앓게 되면서 전체 장기에 과부하를 주고 결국은 중증 환자가 되는 것이지요. 


심혈관 질환에 따라 다른 장기까지 힘들어지는 것처럼 금융위기는 은행 등 돈의 흐름을 맡고 있는 금융권에서 발행한 위기에서 비롯됩니다. 이게 만약 다른 장기와 중추신경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환자가 되고, 병을 앓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금융위기가 경제위기로까지 비화된 대표적인 예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입니다. 리먼브라더스사가 파산을 하고, 미국내 대형은행들이 유동성의 위기를 겪게 되고, 이에 따른 신용 위기가 파급돼 전세계 경제에 영향을 준 것입니다. 

코로나19 쇼크도 큰 틀에서 보면 경제위기이고, 금융권 내로 좁혀보면 실물경제에서 파급된 금융위기의 하나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실물경제 위기가 커지게 되면서 돈의 흐름이 끊기게 되고, 이에 따라 은행들이 힘들어질 뻔했으니까요. 


두번째가 재정위기입니다. 경제 3주체 중 하나인 정부가 겪는 위기입니다. 이 재정위기는 주로 정부가 진 부채에서 비롯되곤 합니다. 몸에 쌓인 체지방이 호르몬 이상을 일으키고, 당뇨 합병증까지 가 중추신경계까지 힘들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지요. 


대표적인 경우가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이 겪는 위기입니다. 이들 나라의 정부부채는 GDP의 100%를 넘겼고 그리스는 150%까지 갔습니다. 정부가 더이상 돈을 갚을 수 없게 되니 일종의 모라토리엄, 그러니까 지급 유예를 선언하게 되는 것이지요. 


정부가 돈을 못 갚는다. 이게 왜 심각하냐 하면은, 정부가 기업과 가계의 경제활동을 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보증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기업이 해외 기업과 거래를 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게 그 기업의 신용도이겠지만, 그 나라 정부가 갖고 있는 신용도 크게 좌우합니다.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죠. 


게다가 신용을 잃은 정부가 해외로부터 돈을 빌려온다던가 혹은 세금을 걷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돈을 확보하는 일도 쉽지 않아요. 정책 효용성이 낮아지면서 그 나라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런 재정위기에서 자주 듣는 단어가 모라토리엄과 헤어컷입니다. 모라토리엄은 일시적으로 돈을 못 갚겠다고 선언하는 것이고, 헤어컷은 채무액 중 일부를 탕감해 남은 돈이라도 갚게 하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실물경제위기입니다. 


이건 말 그대로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권에서 극심한 위험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가가 상승하면서 국민들이 고통받는 식이죠. 1930년대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이나, 1980년대 남미 국가들의 예처럼 극심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발생할 때도 있습니다. 


혹은 2차대전 전후 일본이나 유럽, 한국전쟁 후 남한 경제를 얘기할 수 있겠네요. 


이들 위기는 독자적으로 발생할 때도 있지만 대개는 2개 혹은 3개가 겹쳐 파생적으로 일어나곤 합니다. 연쇄적으로 커지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금융권에서 발생한 유동성 위기로 기업들이 돈을 못 빌리게 되면 멀쩡한 기업들이 파산하고 이에 따라 직업을 잃게 된 사람들이 거리에 넘쳐나는 식으로 실물 경기의 위기로 이어집니다. 정부가 전쟁이나 재난 등으로 빚을 많이 지게 됐는데, 이를 갚을 길이 없다면 재정 위기로 이어지게 되죠. 




경제 위기의 한 하부 종류로 금융위기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금융위기는 또 어디에서 발발했는가에 따라 은행위기, 외환위기, 체계적금융위기에서 나뉩니다. 


은행 위기는 쉽게 얘기해 뱅크런 사태입니다. 무지무지 큰 사태이고 경제에 쇼크도 클 수 밖에 없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대형 투자은행이었던 리먼브라더스사의 파산에 따른 은행 위기가 전세계 신용위기로 파급되어 나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환 위기는 환율 때문에 생기는 위기입니다. 은행에서 돈이 갑자기 많이 빠져나가면 은행위기가 오는 것처럼, 달러 등 외화자금이 갑자기 빠져나가 위기에 빠집니다. 우리나라 통화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서 해외 물품을 수입하기 어려워지고, 전체 경제 위기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금융사들도 해외에서 돈을 못 빌려오면서 또다른 금융위기를 발생시키게 되죠. 


일본 엔화나 달러화처럼 국제적인 결제통화를 갖고 있지 못하면서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의해야할 위기가 바로 이 외환위기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가 한 예이고,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때도, 우리나라 외환당국은 이 같은 외환위기가 되풀이될까 노심초사했습니다. 


이런 외환위기를 이용해 돈을 버는 세력이 있는데 바로 국제 핫머니들입니다. 헤지펀드들이 대표적인 세력들이죠. 고정환율제를 고집하는 경제 취약 국가의 통화를 공매도하는 식으로 공격해 떨어뜨리곤 합니다. 1997년 7월 태국 바트화가 공격을 당하면서 위기에 빠졌고, 이에 따른 연쇄 리스크가 한국에까지 왔는데, 우리 정부는 뒤늦은 대처를 했죠. 


남미 등 개발도상국과 같은 나라, 특히 해외 투기 자본이 많이 들어와 있는 나라들은 미국 연준의 정책 향방에 따라 외환위기를 겪기도 합니다.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서, 정크본드 수준인 이 나라들의 자산 가치가 폭락하게 되는 것이죠. 남미 국가들이 바로 이런 악순환의 단골 사례입니다. 


체계적 금융위기는 금융 체제가 가진 위기에 따라 발생하는 위기입니다. 효율적인 자금중개 기능이 마비되거나, 각 금융사의 탐욕이 리스크 우려를 압도할 때입니다. 우려하던 리스크가 터지며서 위기로 비화되는 것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 은행들의 탐욕, 그러니까 중저신용자들에게도 무분별하게 대출을 내줬다가 떼이게 된 게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처럼요. 우리나라도 금융규제 완화와 함께 활개를 쳤던 1990년대 종합금융사들이 해외에서 무분별하게 단기 자금을 끌어다 장기 대출로 내주면서 외환위기 초래의 주범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위기의 특징은 정부를 비롯한 감독 당국의 감독 능력이 떨어져 있고, 업계 내 자체 정화 능력도 떨어져 있다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돈이 돈을 불러오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탐욕의 무한 확장은 당연한 것입니다. 이를 제어해줄 만한 제도가 필요한데, 이런 감시망이 제기능을 못하면 리스크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위기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혹은 대비할 수는 또 없을까요? 사실 금융위기, 크게는 경제위기는 늘 반복돼 왔어요. 앞서 말씀드린 진자운동처럼 경제 정점과 경제 저점을 오가면서, 항상성을 잃게 되면 위기로 비화되곤 합니다. 


따라서 정점과 저점의 위치, 항상성을 잃게 되는 공식을 유념하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습니다. 위기의 전조를 짐작할 수 있다라는 말이 더 정확하겠네요. 


위기의 전조 첫번째는 경제적으로 좋은 일이 발생한 후 발발합니다. 예를 들면 신기술이 나오거나, 정부의 규제가 완화돼 새로운 기업과 사업이 막 나올 때입니다. 중세 때 기준으로는 신대륙의 발견으로 신시장이 개척됐을 때입니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 기업들이 막 성장하던 때도 예가 되겠네요. 


왜냐, 급속 성장을 하게 되면서, 돈이 모이게 되고, 돈이 모이면서 버블이 생깁니다. 닷컴기업을 예를 들자면, 인터넷비즈니스가 급속 성장하면서, 이곳에 돈이 몰리고, 이상한 기업들까지도 투자를 받게 됩니다. 그 이상한 기업이 망하게 된다면 투자자는 손실을 입게 되고, 이에 따른 자산 부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다른 예가 1920년대 대공황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기계기술의 발달로 생산력이 급격히 커졌는데, 이를 사 줄만한 시장은 한계가 있다보니,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결국 기업들이 망하게 되고, 기업들에 돈을 빌려준 투자자들은 돈을 떼이게 됩니다. 이게 연쇄적으로 커지면 위기가 되는 것이지요. 


두번째는 자산과 부채 간 불일치로 발생합니다. 이건 좀 미시적이긴 한데요, 금융사에 직접 해당하는 것이긴 합니다. 


호황기 때 투자가 늘면서 부채가 같이 늘어나는데,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더이상 호황이 지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채가 리스크로 오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관성의 법칙입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고, 지금의 호황기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낙관성 때문에 부채를 줄이지 않고 계속해서 빚을 내다가 나중에 돈을 못 갚게 될 수 있게 됩니다. 


지금 상황에서 유념해야할 부분이 바로 이점입니다. 앞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남들이 돈 벌어서, 부동산가격이 올라서, 혹은 주식으로 돈 벌어서, 코인에 투자해서 돈을 벌었다는 것에 혹해서 뒤늦게 뛰어드는 경우입니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감당하기 힘든 것 이상으로 빚투를 하는 것이죠.


네번째는 정책 당국의 무관심 혹은 무능력 때문에 발생합니다. 당국은 조절 능력을 상실하게 되면서 미연에 막을 수 있는 위기도 막지 못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 정부가 이 시험대에 와 있는 것입니다. 가계부채가 많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을 앞두고 있고, 이후 자산 가격 하락에 따른 위기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얼마만큼 예방하고, 하락을 얼마만큼 완만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가이죠. 


실제 금감원에서 '퍼펙트스톰' 얘기를 하고, 가계부채 관련해서 보고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결론입니다. 


경제 위기는 호황과 불황 경기 상승기와 경기 하강기를 겪으면서 나타나는 주기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어요. 꼭대기가 높으면 골이 깊은 것처럼 호황이 길고 클 수록 뒤에 오는 불황은 경제 위기의 모습을 하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냐, 호황기에는 불황을 대비하고 불황기에는 호황을 대비하는 좀 거꾸로 가는 투자 요법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투자 방식이 될 수 있는 것이고요. 영원한 호황도 불황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빚내서 투자를 하실 계획이 있으신다면 좀 참으셨으면 합니다. 지금은 금리 상승기이고 이전과는 또다른 금융 환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상 팟캐하는 김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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