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다음 시즌 빨리 나와주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jnlB4cUnE1s
비정상회담 <식민역사와 독립> 편을 유튜브에서 자동추천으로 우연히 보게되었다.
EBS 의 세계테마기행 이 후 12년만에 '잘 만들었네' 감탄하게 되는 방송이었다.
식민역사와 독립 그 후의 상황을
영국,프랑스,미국,이탈리아, 일본 같은 식민지배를 했던 국가와,
아프리카,인도,리비아,한국,중국 식민지배를 당한 적 있는 국가들로 나눠서 여러가지 대화를 나누는 식.
재미있다고 느낀 지점들이 있었는데,
첫번째, 한국인으로서 어릴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전범국가로서 사죄하지 않은 일본에 대한 뼈아픈 한을 교육받았기에 식민역사의 아픔은 한국만의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해왔지만, 한국 이외에도 더 긴 기간동안 고통받은 국가들이 있었고, 그 국가의 시민들이 나와서 눈에 불꽃을 이글거리며 얼마나 당했는지 발언하는 것을 들으니 '어라 혼자가 아니었네' 라는 감정이 피부로 와닿았다. 그 당시의 역사적 정황상 강대국은 외부적 약소국을 침략해서 부흥을 도모하는 트렌드가 확실히 있었던 것. 한국은 운이 나빴고 일본은 잠재력이 강했던 것 뿐. 그렇다고 식민역사가 정당화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뭐랄까, 비슷한 처지의 다른 역사들을 둘러보며 나름의 위안이 되는 묘한 감정은 어쩔 수 없었다. 인도가 영국에 당한 이야기를 침착하게 하는 럭키 씨 보면서 팬이 되어버림. 홍대에서 식당 한다는데 무조건 가볼 생각이다. 코로나 끝나면 ㅜㅜ
두번째는 이런 식의 대화 자체가 너무 지나치게 무겁게 정부관료자들 사이에서만 다루어지는게 아니라 한데 , 철저하게 비전문가인 보통 사람들이 편하게 자기 생각을 털어놓는 방식이 좋았다. 정답도 없다. 그러나 분명 그 사실 속에 역사적 팩트가 있고, 국가 별로 다른 상황과 대처로 인한 결과의 차이가 존재했다. 독일의 전범국가로서의 사죄가 가장 모범 답안이고 현재진행형인점. 나머지 국가들은 독일을 교과서 삼아 배우기만 하면 아주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 잘 이해가 안가지만 말이다.역사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고 교과서를 왜곡하는 일본에 대한 분노가 일었지만 그래도 그게 잘못되었다고 이렇게 대놓고 방송에서 개인적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가 좋았다. 어라, 느그들 좀 문제가 있구만? 하고 말할 수 있는 이 대화 자체가 좋았다.
세번째는 식민지배를 당했던 국가들의 성숙한 사고방식이다. 역시 때린 사람보다는 맞은 사람이 더 오래 기억하는 법. 그러나 그 맞았다는 사실에 국한하지 말고, 내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근본적인 해결책을 가지고 훗날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 이런 것들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해줬다. 식민지배 경험이 있는 국가를 속수무책으로 미워할 게 아니라 다시는 역사를 반복하며 안된다는점,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가해자가 될 수 도 있다는 점을 조심하면서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하는 점. 한국보다 훨씬 악질적인 조건에서 식민지배를 당했던, 아직도 다 극복되지 않은 다수의 국가들을 보면서, 과연 한국은 가해자 역할을 자행한 적은 없었는지를 반성해본다. 동남아에서 이주해온 많은 노동계층의 사람들과 이주 부인들. 한때는 한국도 많은 강대국에서는 같은 취급 (일부는 지금도) 당하면서도 일부 차별,학대하는 한국인도 많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우리가 과거에 당한것만 내세우지 말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차별과 모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각을 줬던것 같다.
결론적으로 정말 재미있는 방송이었다. 다시 방송되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나와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사람들에게 무분별한 차별과 혐오를
발휘하는 시대야말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타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추신
대신 전현무와 성시경을 좀 뺐으면 좋겟다. 성시경은 이 방송 몇 화를 보고나니 미천한 상식과 지식이 완전히 바닥나네. 매일 밤 술을 마시고 공부는 안하는 부류의 사람인 것 같다. 상식이 부족할 순 있는데 이런 류의 방송에 출연할 것이면 나같으면 다른 나라 역사나 문화에 대한 책도 읽고 대비를 할 텐데 그런 노력은 전혀 보이질 않았다. 어떤 분야에 있건간에 나이를 먹어갈 수록 다방면의 책을 읽고 식견을 쌓지 않는 사람은 뒤떨어질 수 밖에 없는 점을 이 방송의 두 사회자 보면서 실감. 유세윤씨는 계속 살려도 좋을 것 같다. 이사람의 재치는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누그러뜨리는 중화제 역할을 그럭저럭 잘 수행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