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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바스 컬처뉴스 Aug 23. 2017

가을이면 언제나 트렌치코트가
유행하는 이유

Fashion & Beauty - 펜바스 컬처뉴스

매년 덥고 습한 여름이 지나가고 시원한 바람이 찾아올 때면 트렌치코트는 다시 유행한다. 1981년 가수 프린스도 입었고, 2016년 킴 카다시안도 입었으며, 올해도 어김없이 핫한 패션 브랜드들은 저마다 다른 디자인의 트렌치코트를 선보였다. 그만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항상 사랑받는 트렌치코트는 어디서부터 유래되었을까?



굳이 ‘패피’ (패션 피플)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입는 옷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트렌치코트가 ‘군복’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트렌치코트로 큰 성공을 거둔 브랜드를 꼽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저 없이 ‘버버리’ (Burberry)를 뽑을 것이다. 실제 버버리는 트렌치코트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1879년 버버리의 창업자인 토마스 버버리는 가바다인 (개버딘 천) 소재로 만들어진 장교용 레인 코트를 영국 정부에 제출했고, 이는 후에 펼쳐진 세계 제1차 대전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1차 대전 당시 전투의 특징은 구멍을 파서 몸을 숨긴 뒤 적군과 대치하는 방법이었다. 최근 영화 ‘원더우먼’에서 연합군이 독일군을 상대로 몇 개월째 전진하지 못하고 있을 당시, 벙커처럼 보이는 구멍에서 원더우먼이 혼자 전진하여 독일군이 점령한 마을을 되찾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상대의 폭격이나 총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게 땅에 구멍을 파서 몸을 숨기는 것이 일종의 전략이었는데, 이 구멍들을 ‘트렌치’라고 불렀다. 1차 대전은 혹독한 날씨, 배고픔, 공포 그리고 인내를 시험하게 했던 ‘트렌치 전쟁’이라고 불렸을 만큼 대다수의 전투가 트렌치와 트렌치 사이에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을 비로부터 막아주고, 바람으로부터 보호해줬던 옷이 바로 지금의 트렌치코트다.


트렌치코트는 세계 2차 대전에서도 사용되었는데, 탱크와 폭격기 등의 발전으로 더 이상 트렌치가 아닌 열린 공간에서의 전투가 잦아지면서 무거운 트렌치코트는 시간이 지날수록 중용되지 않게 되었다. 두 번의 가슴 아픈 전쟁을 통해 트렌치코트는 단순히 멋진 디자인뿐만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슬픔, 향수와 고통이 공존하는 상징적인 옷이 되었다.



전쟁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일까? 트렌치코트는 여전히 ‘강인함’의 상징으로 패션계에 자리 잡고 있다. 매 시즌 새로운 색과 새로운 디자인이 물 흐르듯 빠르게 전개되는 패션계지만, 트렌치코트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사실은 디자인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둔 옷이지만, 그 역사를 우리는 하나의 디자인으로 인식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트렌치코트만이 갖고 있는 이야기이자, 힘이다. 그래서 올해도 작년처럼, 내년에도, 그리고 십 년 뒤에도 트렌치코트는 언제나 유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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