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와우 Jul 03. 2019

촛불 같은 연애?

사랑, 그리고 용기에 대하여


연애는 롤러코스터 같다는 말. 흔하게 들었다. 나는 연애를 하며 롤러코스터 같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주변에서 내가 하는 연애는 촛불같이 은은할 거 같다고 했다. 조용하게 천천히 그리고 담담하게 연애할 것 같다는 의미였으리라. 그 의미에 공감하여 나도 ‘음, 그럴 것 같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는 것은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가. 촛불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물, 바람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 은은한 촛불 같은 사랑이 의미하는 건 언제나 조용하다는 것보다 어쩌면 “몰랐겠지만, 날 더 소중히 여겨줘야 해.”일지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지키고 싶고 상대방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 아른아른 거리는 따뜻한 불빛을 영원토록 지키고자 하는 그 마음.


이 마음은 감정의 혼합이었다. 나는 원하면 얻고 싶고, 싫으면 피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보통 그리 했다. 싫은 걸 참았던 순간이 있다면 결국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 순간, 나는 행복감과 함께 두려움을 느꼈다. 없던 것이 생겨나서 너무나 소중해지니 잃을까 두려워진 것이다. 


보통 인간에게 행복감은 얻고 싶고, 두려움은 피하고 싶은 것이다. 생각했다. ‘행복감만 얻을 수는 없나? 두려움만 싹 걷어내고 말이야.’ 그러나 사랑이라는 이 발칙한 아이는 귀여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나를 서로의 ‘관계’ 속으로 톡 밀었다. 그리고 어렴풋이 들려오는 말은 “견뎌! 할 수 있을 거야!”였었나.


두려움과 불안감을 안고 견디며 행복감을 바라보는, 어떻게 보면 바보 같고, 어떻게 보면 헌신적인 태도. 나는 사랑을 통해 용기를 배워가는 중이다.


아마, 모든 사랑하는 이들은 용기를 가지고 마음속 묵직한 빛을 안고 살아가는 것일 테다. (여기서의 사랑은 비단 인간 사이의 연애뿐만 아니라 모든 사랑을 칭한다.)




덧. 나에게 사랑이란.


나에게 사랑은 묵직하다는 느낌에 가깝다. 음, 상큼한 레모네이드보다는 멀고 먼 고원에서 추출한 찻잎으로 우려낸 뜨뜻한 차 같달까.


책임감과 약속, 신뢰와 상대를 위해 나를 발전시키는 힘의 집합. 참을 수 없이 가벼운 나의 감정으로 상대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몇 번을 더 생각해보게 되는 성숙함. 중대한 약속과 규칙. 늘 반성해야 해서 아프고, 더 나은 인간으로 발전하고 싶은 욕망이 외치는 기쁨이다.


사랑. 어쩌면 인간더러 ‘연결’에 대해 배우라고 생긴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그에게 줬던 사탕의 의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