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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와우 Jul 12. 2022

고양이와 함께 한지 1년이 되다

초보집사의 기록


7월 7일

아기 시절 럭키

2021년 7월 7일에 우리 집에 온 럭키. 작년 7월 7일도 장마 시즌이었다. 고양이를 입양할까 말까 고민하면서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아기 고양이 컨디션이 안 좋아질 텐데...’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장마가 시작되기 직전에 우리 집에 오게 된 럭키. 이제 축축한 장마 기간만 되면 럭키가 온 날이 떠오를 것 같다.


낯선 우리 집에 오자마자 화장실에서 골골송을 부르던 럭키는 깨발랄한 캣초딩 과정을 거쳐 이제 나름 성숙한 큰 고양이가 되어가고 있다. 럭키가 이렇게 건강하게 크는 동안 나 또한 럭키라는 존재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었다.



고양이가 보인다

한 펜션에 놀러갔다가 만난 애교만점 고등어냥

첫째로 집 주변에 있는 고양이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알게 되면 보인다더니, 럭키가 나에게 고양이 세상의 문을 열어주었다. 나는 고양이에게 관심은 있지만 조금 무서워하는 그런 사람이었는데, 이제 눈에 보이는 고양이는 다 예쁘다. 괜히 더 다가가서 아는 척 하고 싶다.


치즈냥은 10마리 중 7~8마리가 수컷이고, 삼색냥은 99퍼센트가 암컷일 거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럭키를 만나기 전에는 샴고양이와 러시안블루와 같은 품종 고양이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길 고양이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 토착 고양이 ‘코숏(코리안 숏헤어)’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럭키와 닮은 치즈 고양이도, 고등어냥도, 턱시도냥도 그냥 다 예쁘다.


둘째로 꾸준히 고양이 관련 기부를 하기 시작했다. 개인 사업을 해서 나는 수익의 10퍼센트 정도를 1~2달 간격으로 수익을 정산할 때 기부하기 시작했다. 개인 사업을 하면서 느낀 게, 나는 사업을 하고 싶기보다는 기부를 하고 싶어서 사업을 하는 것 같다는 거였다. 고양이 문구류를 팔아서 무엇을 얻고 싶기보단 그냥 유기 동물들이 한 마리라도 더 상처받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나는 고양이의 사랑을 얻고 싶은 건가?



사랑스러워, 고양이

베란다와 부엌을 좋아하는 럭키
물고기 장난감 놀이/ 무언가 바라는 게 있으면 저렇게 빤히 쳐다본다.

1년 동안 고양이랑 지내다 보니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이 수없이 느껴져서 앞으로 고양이의 매력을 차근차근 설명해보려고 한다. 내향적인 나지만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을 알릴 수 있다면 세상 사람들 앞에서 격렬하게 발표를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리고 나처럼 고양이에게 관심은 있지만, 고양이가 왠지 낯선 이들에게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싶다. 고양이 입양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와 함께 살다 보니 고양이에 대한 사회적인 통념과 다른 부분들이 꽤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정리해놓은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은 ‘그루밍하는 모습, 자기만의 루틴, 우아한 몸짓, 세상에서 제일 엉뚱한 모습, 간헐적 애교, 자신만의 교감 방법’ 등이 있다.


아, 생각하니 또 너무나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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