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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nes Park Jul 19. 2017

너희를 만나다

휴직을 시작하고서 시간은 정말 잘 흘러갔다.

눈을 뜨면 시작했던 입덧은 휴직과 함께 조용히 사라졌고 식욕은 왕성하지도 그렇다고 못 먹지도 않았다.


성별이 궁금하던 때에 아이들은 친절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려주었다.


오른쪽 자리잡은 딸

왼쪽 자리잡은 아들


아이들의 성별이 정해지자 태명대신 아이들이 태어나서 불리게 됳 이름으로 불러 주었다.


몸무게는 입덧으로 앞자리수가 바뀌더니 천천히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기 시작하였고, 출산하기 한달전부턴 앞자리수가 또 바뀌었다.


앞자리수가 두번이나 바뀐 몸무게였지만 임신중독도 임신당뇨도 없이 잘 넘어갔었고 살이 쪄서 몸무게가 는것이 아니라 오롯이 아이들의 성장 때문에 늘어난 몸무게여서 체중조절도 필요 없었다.


쌍둥이의 출산은 자연분만과 수술로 하는 분만이 있었는데, 나는 자연분만을 하고 싶었다.


첫 출산이 아픈 기억이여서였는지는 몰라도 자연분만으로 아이들이랑 만나고 싶은 욕심이 컸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두 아이 모두 역아로 있었고 한 녀석은 갈비뼈 아래로 머리를 자꾸 밀어넣어서 숨도 잘 쉬지도 못할 지경이 되버리자 수술로 출산을 결정하게 되었다.


수술 날짜는 남편과 상의해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남편이 옆에 있을 수 있는 좋은 요일로 잡았고 수술 전날 나는 입원을 했다.


제왕절게 수술의 순서를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 알려주는 블로거도 없었다.

그래서 더 겁이 나기도 했었던것 같다.


입원 당일 정맥주사를 맞았고 금식이였으며 관장도 했었고 소변줄도 달았다.

수술을 위해 그 부위에 면도도 했다.


다음날 아침 수술실로 들어가 누웠는데 너무 긴장해서 온몸이 떨렸다.

소독약을 배 위에 바르는데 그 약이 더 차가워 더 추웠었던것 같다.

현제 몸무게를 말하고 이름 확인 후 나는 잠이 들었다.


마취도 반신마취와 전신 마취가 있었는데..

담당 선생님이 전신마취를 권하셔서 전신마취를 했다.


잠이 들었는데 간호사분이 나를 깨우기 시작했다.

이름이 뭔지.. 정신이 드는지..

그런데 배가 너무나 아팠다.

눈도 못뜨고 눈물만 흘리고 있는데 어느샌가 남편이 다가와서 손을 잡아준다.


고생했다고 안아주는 남편에게 아이들은 어떤지 물었는데..

남편이 울면서 아이들 모두 집중치료실로 갔다고 했다.

레오가 상태가 너무나 좋지 않게 태어났고 레아도 혹시 모를 일을 위해 함께 집중치료실로 갔단다.


회복실로 돌아와 누웠는데 배가 아파서 눈물이 나기보다는 아이들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 때문에 눈물이 났다.


37주동안 내가 어떤 마음으로 품었는데..

어떤 마음으로 기도하며 기다렸는데..

이런식으로 답을 주시는건 아니라고 원망하며 원망했다.


그날 밤 꼬박 하루를 고열에 시달리며 고생하고 힘들게 일어나 침정 엄마 도움으로 샤워 후 아이들을 만나러 갔다.


딸 아이는 상태가 좋아서 신생아실로 자리를 이동해 있었고 아들은 진중치료실 격리방 인큐베이터에 있었다.

각종기계를 달고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주사 바늘을 달고 누워 있었다.

3일이 고비라는 말에 생각보다 무덤덤 했던것 같다.

버틴다면 다행이지만 버티기 힘들면 그냥 가더라도 평생을 널 기억하며 살아 갈 수 있으니까 걱정말라고 했었던것 같다.

긴 3일의 시간이 지나고 아들은 조금씩 살도 붙고 기계도 하나씩 제거해 갔지만 퇴원 후 만나기까지는 한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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