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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아탄 May 21. 2022

② 처음 3장만 봐도 PPT 전문가인지 알 수 있다

화려할수록 아마추어가 되는 딜레마

지금 당장 검색포털에서 'PPT 템플릿'이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화려한 템플릿을 찾아낼 수 있다. 나도 대학생 때 과제하려고 맘에드는 템플릿을 많이 모아두고 폴더별로 정리해두기도 했다. 그런데 웬걸, 그 템플릿들에 당최 손이 가질 않았다. 결국 그걸 제대로 활용한 기억은 없고 정리해둔 폴더의 존재도 잊혀졌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유는 '내가 템플릿을 다루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책장에 꽂혀있는 영어책이 많다고 영어를 잘하는 게 아니라 '한 문장'이라도 영어책을 안보고 스스로 말할 줄 알아야 내 영어실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아래 템플릿을 예로 들어보자.

예전의 나였다면, 이런 예쁜 템플릿은 무조건 저장해두고 봤을 것이다.

"와, 잘만들었다! 언젠가 사용할 일 있을테니 일단 저장해두자" 정도의 생각으로.

[출처] https://powerpointschool.com/free-creative-powerpoint-template/


그런데 살면서 이걸 사용할 날이 없을거란걸 지난 15년 간 경험했다.

한두 번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단 한 번도 이런 템플릿을 사용할 기회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아래의 이유들 때문이었다.



1. 대학생 과제용으로는 그나마 사용할 법 했다. 하지만...
대학생은 PPT 장표 만드는데 이런 노력을 투자할 시간이 없다. 소개팅하고, PC방가고, 영화보고, 연극보러 다닐 시간도 부족한데 PPT장표 꾸미는게 웬 사치인가. 발표 당일까지 장표내용만 다 채워도 다행인게 대학생 생활이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1인 PT하는 경우보다 조별과제가 더 많은데 하필 내가 대표로 발표할 확률까지 생각하면 대학교 4년동안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게 사실이다.

(아닌데? 난 많이 썼는데? 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대단하다. 존경을 표하고싶다.)

2. 스타트업에서는 이런 예쁜 템플릿을 사용할 일이 없다.
스타트업 PPT 장표는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일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들어갈 내용 변화가 잦고, PT 한번 하면 또 그에 대한 피드백이 반영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업데이트되는 장표들마다 이런 예쁜 템플릿에 적용하는 관리비용을 생각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다. 업데이트된 그래프와 표를 템플릿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은 결코 만만치 않다.


3. 직장에서 역시 이런 템플릿을 사용할 일이 없다. (인턴때는 그나마 이해해 줄 수 있겠다)

직장에서 보고장표로 이런 템플릿을 썼다간 큰일난다. 아마추어인게 들통나기 때문이다. 이건 참 딜레마인데, 장표가 예쁘면 예쁠수록 아마추어 혹은 주니어처럼 보이게 되는 게 직장생활이다. 우리가 마주치는 직장 상사들은 이런 템플릿을 사용한 적 없기도 하고, 심플하거나 간혹 투박해보이기까지 한 PPT를 최소 몇 년에서 많게는 10여년간 사용해왔기에 '손이 많이 가는' 화려한 템플릿은 그들에겐 사치라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그리고 그냥 뭔가 투머치 하다는 느낌이 들면 "그거 꾸밀 시간에 내용에 더 충실하지"라는 생각을 하는게 일반적인 회사의 분위기다.

※ 단, PPT를 예쁘게 만들어야만 하는 일부 직무에선 예외.


위의 케이스들은 나에게만 해당됐을지도 모르겠지만, 8-90%의 사람은 비슷한 경험을 했을거라 생각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시간들 들여 나만의 템플릿을 하나 만들어두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할 땐 그걸 다시 만들어낼 능력도 있어야 한다.



사실, PPT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과 상황이 워낙 천차만별이기에 PPT템플릿과 화면구성에 정답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이 사용하는 템플릿과 구성방식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가령, 3월 대표보고의 템플릿과 4월 대표보고 자료의 템플릿이 특별한 이유없이 달라진다면 스스로 아마추어임을 인증하게 된다. ( = 그때그때 템플릿이 달라지는, 이제껏 자신의 고유한 템플릿 하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반대로 여러차례의 팀 내 보고, 임원 보고, 대표 보고에서 본인이 사용하는 고유한 템플릿이 있다면 "이 친구는 보고를 한두번 해본게 아니군" 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물론 보고내용이 아예 다르다면 (ex. 실적보고 vs 신규기획안 or 벤치마킹자료 vs 데이터분석) 구성/디자인이 다를 순 있겠지만, 적어도 템플릿은 동일해야 보고받는 이가 보고자의 전문성과 곤조*를 파악할 수 있다. 

곤조의 어원은 '근성'이고, '고집, 아집'이라고도 읽히지만 때론 '그사람만의 전문적 습관' 이라고도 해석됨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 떠먹여주는 템플릿은 절대 내 것이 될 수 없다.

장표만 보더라도 "이거 OOO가 만든 PPT구나" 정도는 알 수 있도록 각인시켜야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소위 윗분(ex.대표, 이사, 리더)들은 첫 3페이지면 이걸 보는데 시간을 투자를 할만한 장표인지 아닌지 감을 잡으신다. 하루에도 수십차례 보고를 받으시는 그분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혹여 장표의 스타일이 어색할지언정, "OOO가 만든 PPT이 원래 이런 컨셉이었지, 하지만 내용은 알찼어" 라는 느낌만 주면 성공이니 지금까지 PPT구성으로 고통받았다면 조금 희망을 가져도 된다. 



여기까지가 '첫 3장이 PPT전문가 판독기'가 되는 이유였다.  

앞으로 보고용 PPT의 첫 3장은 나만의 템플릿으로 일관성 있게 만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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