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yl Sleeve Stories
반으로 접힌 색면. 위는 흰색, 아래는 봄빛 연두색. 그 사이의 경계선이 정확히 중앙을 가른다. 이 단정한 비례감 속에, 뉴욕의 한 시절이 담겨 있다. spring records. 1970년대 중반, 이 작은 레이블은 대도시의 리듬을 감싸던 이름이었다.
Spring Records는 1967년 뉴욕에서 Bill Spitalsky와 Roy, Julie Rifkind 형제가 설립했다.
이름은 창립자들의 이름 일부에서 비롯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봄(Spring)’이라는 단어가 상징하는 것처럼 새로운 소리의 시작을 예고했다. 그들은 거대 메이저 회사와 달리, 거리의 온도와 클럽의 열기를 품은 음악을 만들고자 했다. MGM에서 출발해, 이후 폴리도어(Polydor)를 통해 유통망을 얻으며 한층 세련된 사운드를 구축했다.
이 시기 뉴욕은 소울과 펑크의 중심지였다. 흑인 커뮤니티의 교회에서 울려 퍼진 고스펠의 감정선이 거리로 흘러나왔고, 펑크(Funk)는 그 감정을 도시의 리듬으로 바꾸었다. 브롱크스의 거리, 할렘의 바, 브루클린의 댄스홀.
그곳에서 울리던 베이스라인은 단순히 춤의 박자가 아니라, 생존과 자존의 리듬이었다. 이후 힙합이 등장하기 전까지, 뉴욕의 밤은 소울과 펑크가 지배했다. 스프링은 바로 그 ‘이행기’를 포착한 레이블이었다.
그들의 대표 아티스트 밀리 잭슨(Millie Jackson)은 여성의 목소리로 소울의 관습을 뒤집었다. 사랑과 욕망을 솔직하게 노래하며, 당시 남성 중심이던 R&B 무대에 전복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조 사이먼(Joe Simon)은 그 반대편에서 차분한 신앙심과 인간적인 따뜻함을 담았다. 두 사람의 음악은 서로 달랐지만, 모두 도시의 실감 속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더 패트백 밴드(The Fatback Band)는 그들의 펑키한 리듬으로 ‘거리의 현실’을 증폭시켰다. 그들의 1979년 싱글 King Tim III (Personality Jock)은 상업적으로 발매된 초기 힙합 곡 중 하나로 기록된다. 그 노래는 뉴욕의 소울이 새로운 언어—랩—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신호탄이었다.
이 슬리브의 디자인은 그들의 사운드와 닮아 있다. 화려한 장식 없이, 색과 비례로만 완성된 구성. 70년대 중반 뉴욕의 그래픽 디자인은 ‘간결함’과 ‘기능미’를 추구했다. 당시 매거진이나 재즈 클럽 포스터에서도 이런 색면 분할과 타이포그래피가 유행했다. 스프링의 로고는 곡선과 직선이 교차하는 서체로, 음악처럼 유연하면서도 단단하다.
아마도 이는 도시와 음악, 상업과 예술의 경계가 가장 근사하게 섞이던 시대의 감각이었을 것이다.
Spring Records는 1980년대 초반 점차 사라졌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유산은 분명하다. 그들의 음악은 이후 하우스와 힙합으로 이어졌고, 일부 인력과 자본은 훗날 Strictly Rhythm 같은 뉴욕 하우스 레이블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소울에서 펑크로, 펑크에서 힙합으로, 그리고 하우스로 — 그 모든 변화의 중간에 ‘스프링’이라는 작은 단어가 있었다.
이 슬리브를 손끝에 두면, 그 시절 뉴욕의 공기가 느껴진다. 아직은 회색 도시 속에 녹색의 봄을 믿었던 사람들.
그들이 남긴 음악과 디자인은 아직도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