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다도 저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얼마나 아플까? 혹은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와 같은 답도 없는 생각에 오래 매달려 있는 사람도 있다. 이런 부정적 생각(이런 걸 침투적 생각이라고 한다)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을 신경증, 강박증이 있다고 한다. 나도 이런 증상이 있었다. 나는 첫 번째로 공황이 왔던 그 순간에 ‘망망대해의 바다에 사람이 뗏목 하나에 의지해 혼자 있으면 얼마나 무서울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허무맹랑한 생각은 오래 하면 진짜 위험하다.
평범한 사람들도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한다. 심리상담 팟캐스트를 듣는데 한 여성이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데 자꾸 다른 남자가 생각난다고 했다. 그 남자는 전에 사귀던 사람인데 지금은 가정도 있다고 했다. 만나자고 연락을 해도 그 남자가 자기를 차단했다고 한다. 이렇게 자꾸 가능성도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 자체도 쓸데없는 짓이다. 그런 생각으로 인해 현재의 소중한 행복을 버리는 것이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서 내가 얼마나 손해를 보고 사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생각을 선택할 수 없다고 믿지만 사실은 아니다. 우리의 의지로 생각을 선택할 수 있다. 윌리엄 제임스도 우리의 생각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어떤 것에 대해서 글을 쓸 때는 억지로라도 그것에 관한 생각을 한다. 우리는 부정적인 생각을 안 할 수도 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만 생각할 수 있다.
세상에는 재미있는 영화, 스포츠, 책, 게임, 드라마, 친구, 여행 같은 것들이 많다. 새롭게 배우거나 도전해볼만한 분야도 많다. 이렇게 좋은 것들이 많은데 왜 부정적인 것에 꽂혀서 거기서 벗어나지 않을까? 그것은 부정적인 생각에 내가 일일이 대응하고 방어해야 한다는 잘못된 관념 때문이다. 그런 생각은 그냥 무시하면 되는데.. 법륜스님이 그랬다. 누가 나에게 욕을 했을 때에도 웃고 넘길 수 있어야 한다고. 만약 누군가 나에게 선물을 주었는데 내가 안 받으면 그 선물은 누구 것인가? 바로 준 사람의 것이다.
나도 작년에 조개구이집 직원 때문에 기분이 상했던 적이 있었다. 그는 우리가 사진 좀 찍어달랬다고 표정이 썩어가지고 우리를 째려보았다. 집에 갈 때까지 불친절했다. 그때 내가 그 직원에게 한 마디 하고 싸웠다면 어땠을까? 그러면 더 큰 싸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니 내가 그때 그냥 지나쳤던 것이 더 옳았던 것 같다. 그런 사람과 이것저것 따지며 이야기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그렇다고 내가 그 사람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진정한 사과를 받을 수 있었을까? 해결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따지고 드는 것은 부정적인 생각을 잡고 늘어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부당한 것에 대해서 뭔가 해결을 지어야한다고 한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그런 것 조차도 별 의미가 없다. 그냥 다 무시하고 세상의 좋은 것에만 집중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나는 앞으로도 누군가 시비를 걸어도 싸움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생각이 침투해도 거기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