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8

싱가포르 - 혼자 달리기

by GIL


Day 8


싱가포르에서의 월요일, 언니네 가족도 각자의 일을 하고 우리도 각자의 일을 하는 하루.


둘째 어린이는 놀이학교 캠프에 일주일 간 가기로 했는데, 가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너무 심하게 울면서 들어가다가 책상에 머리 박고 혹 나서 또 운다… 이런이런… 나도 어디를 가지 못하고 그 앞에 잠시 앉아있는다는 게, 어린이가 엄마를 수시로 확인하는 바람에 쭉 앉아있게 되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마치 어딘가에 놀러 와있는 느낌이었다.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좋은 거다!???


어디 갈 수도 없고, 기왕 앉은 김에 그림을 그렸다. 오랜만에, 드디어, 펜을 들었다. 어색하고 맘에 안 들어도 조금씩 그려본다.


약간의 해프닝? 이 있었는데, 언니가 카드키가 든 지갑을 잃어버렸다.

내리다가 흘린 것 같아서 여기저기 알아보지만 찾지를 못하고, 나는 그래도 여기 싱가포르잖아, 꼭 돌아올거라고 언니를 위로한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여긴 남의 신용카드 쓰면 벌을 받는다고 한다.


아이는 끝날 즈음에는 웃으면서 나왔다. 말은 못 알아들어도 재미있다고. 그래, 재미있으면 된 거야.



두 아이를 데리고 지갑을 잃어버린 언니와 만나러 몰에 간다.

모두 고생했다고 위로하며 소울푸드 바쿠테를 한 그릇씩 흡입한다. 본인들은 뼈 째 먹겠다는 우리 집 어린이들. 그래, 뼈든 무엇이든 열심히 먹고 무럭무럭 자라렴.


후식으로 1일 1 야쿤 하러 가서 먹는데 언니 표정이 계속 안 좋다. 잃어버린 것보다 본인이 중요한 걸 잘 못 챙겼다는 것에 대한 실망이 큰 것 같았다. 그럴 수도 있지 뭐.


큰 아이는 게임만 하고 언니는 입맛이 없고, 둘째와 나만 야무지게 먹는다.

커피도 한 잔 하고 장을 보고 집으로.


집에 가서 작은 어린이와 수영장에 다녀와서 잠시 쓰러졌다 일어났는데 언니가 전화를 받더니 후닥닥 뛰어나갔다. 지갑을 찾았다는 연락이었다.

아이들에게 밥을 대충 차려주고 정말 온 기력이 소진한 저녁.


뒷정리는 남겨두고 달리기를 하러 갔다. 혼자 달리고 싶었다. 혼자 있고 싶었다.


자연이 나를 위로해 준다.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