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천성호의 얘기를 담는 공간
저는 가끔 창을 바라보는 제 모습이 SNS공간을 들여다보는 모습과 닮았다고 느낄때가 있습니다. 소리가 스며들지 않는 집 안에서 창 너머의 세상풍경을 감상하듯, SNS공간을 통해 늘 사람들의 근황과 모습을 살피곤 하니까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공허함이 불쑥 들이닥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통의 창에서 잠시 한눈을 팔면 금세 풍경과 사람이 바뀌어있고, 1분전에 올린 근황이 무색해질만큼 수많은 근황이 블록처럼 쌓여 누가 누구의 얘기를 했는지 혼돈이 생겨나곤 하죠. 뒤죽박죽으로 뒤섞인 피드에 발을 담근채 멍하니 서있는 시간이 꽤 많이 발생합니다
그렇지만 그와 반대로, 일상의 허전함을 채워주는 곳 또한 이 SNS창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로 예를 들자면 직장인 천성호가 아닌, 사람 천성호의 얘기를 담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사실 이 공간이기도 하거든요. 뱉고 싶은 말을 뱉고 걸고 싶은 모습을 걸어둘수 있는 나만의 작은 전시회장 같은 곳 말이죠. 그리고 요즘같이 각개전투로 바쁘게 살아갈땐 지인의 안부 연락도 카톡보다 SNS댓글이 더 편하게 느껴지기도 해요(카톡은 실없이 근황이 길어지므로..)
득과 실이 확실하게 공존하는 곳이기에 일상과의 적절한 타협점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멍하니 창밖만 보다보면 정작 내가 꾸며야할 공간은 등한시하게 될 지 모르니까요
창밖으로 보이는 모든 풍경과 사람이 행복에 물들어있길 바라며 새해의 첫 글을 매듭짓습니다. 새해의 창은 모두들 맑음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