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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철 Feb 02. 2018

보험 해지를 고민한다면

오랫동안 FC(Financial Consultant: 재정 컨설턴트)로 일하다 보니 보험을 가입하고자 하는 분들도 많이 만나지만 가지고 있던 보험을 해지하려고 하시는 고객들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시간에 따라 결혼이나 출산 등으로 인해 재정상태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고 새로운 자산을 매입할 때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 해지를 고려하는 분을 만나기도 합니다. 또 실직이나 투자 실패 등의 갑작스러운 금전적 손실로 인해 불가피하게 보험 해지 문의를 주시는 분들도 있지요.


고객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해지하고자 하는 보험의 종류도 달라집니다. 매달 납입하는 보험료가 부담되시는 분들은 보장성 보험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고, 목돈이 필요한 경우에는 주로 저축성 보험을 해지합니다.


“가지고 있는 보험을 유지할까요? 해지할까요?”


위와 같은 질문을 받게 되면 저는 처음 보험을 가입했을 때의 이유를 다시 떠올려보시라고 조언합니다. 가입 시에는 필요해서 가입했던 보험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이유와 필요성이 점점 잊히곤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보험은 축구 경기에서의 골키퍼 같은 존재입니다.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지요. 어느 축구 감독도 전략이나 게임 상황이 변했다고 골키퍼를 경기에서 빼지는 않을 겁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여러분들이 반드시 가지고 계셔야 하는 보험의 종류와 그 보험들을 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잘 읽어보시고 내가 어떤 보험들을 갖고 있는지, 그 보험들을 계속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 해지에는 가입보다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평소에 자주 다치거나 아프지 않아서 혜택을 받은 적이 없다면 보장성 보험은 필요 없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제 보장성 보험을 해지했는데 오늘 사고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요. 


나이에 관한 부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30대 중반 이상 남성분들의 경우 질병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납입보험료도 오르게 됩니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가입해두는 것이 납입보험료를 아끼는 방법입니다. 

과거에 들었던 암 보험이 있다면 되도록이면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과거 암 보험 상품들은 갑상선암도 일반 암으로 간주하여 다른 암들과 보험 지급액이 동일했지만 새로 나온 암 보험들은 갑상선암을 소액암이라는 별도의 종류로 분류하기 때문에 일반 암 대비 지급액이 적습니다. 이처럼 이미 갖고 있는 보험들이 가입자에게 좀 더 이로운 보장 혜택들을 포함하고 있다면 해지하지 않는 편이 유리하겠죠.


연금보험은 오랜 가입기간을 유지해야만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해지를 하게 되면 예상보다 적은 해지환급금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종신보험의 경우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2015년 이전에 가입하신 고정금리 상품이라면 꼭 유지하세요. 우선 해지했다가 나중에 다시 가입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지환급금도 애초에 생각하셨던 금액보다 적을뿐더러 나중에 가입하려면 훨씬 낮은 금리의 상품에 가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 보험을 해지하지 않으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민을 해야 하는 보험,
그만큼 처음 가입할 때부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중도해지 없이 안정적으로 계약을 유지하고 혜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안정적인 FC, 회사, 딱 맞는 상품을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며 궁금한 점들은 그때그때 묻고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프로 의식을 가진 FC라면 지속적으로 최초의 가입 이유를 상기시켜주고 보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FC가 최초의 가입시점에 고객에게 가장 최적화된 설계를 꼼꼼하게 챙겼다면 보험을 해지해야 하는 경우의 수도 상당히 줄일 수 있게 됩니다.  


그다음으로 가입자가 챙겨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보험을 가입할 때는 나름대로 꼼꼼하게 따져보다가도 일단 가입을 하고 나면 그 보험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납입보험료는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니 챙길 일이 없고 보험금을 수령해야 하는 특별한 상황이 생기지 않는 경우 보험 증권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잊고 지내거나 FC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는데 절대 그래서는 안됩니다.


납입보험료도 자신의 소중한 돈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대략적으로만 계산해도 20년이나 30년간 납입하는 장기상품이라면 절대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되는 소중한 자산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내 돈'이라는 생각으로 평소에도 관심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보험들에 대해 돌아보셔야 합니다. (참고: 이미 든 보험도 잊지 말고 다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


셋. 보험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


가지고 있는 보험의 기능들을 잘 파악해 두면 다양한 방법으로 보험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니버셜 종신보험은 가입한 지 2년 혹은 3년 경과 후 보험료를 납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해지환급금에서 월 대체 공제액을 충당할 수 있습니다. 유니버셜 종신보험 상품에 가입하셨다면 어느 시점부터 해지환급금으로부터 월 대체 공제액을 충당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부 저축성 보험은 만기가 되기 전 중도인출이 가능한 상품들도 있습니다. 물론 최종 보험 만기 시점에 목표한 금액만큼은 아니지만 당장 사정이 어렵다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보험 다운사이징을 하는 방법이 있는데 여러 보장 범위들 중 꼭 나에게 필요한 보장들만 남기고 나머지는 제외해서 납입보험료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이 역시 매달 납입하는 보험료가 부담되는 상황일 때 고려해 볼 수 있고, 과거에 가입했던 좋은 상품인데 현재는 단종되어 꼭 유지하고 싶을 경우에도 이러한 기능을 활용하면 유용합니다. 


보험 해지는 정말 신중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해지를 고려하는 시점은 가입시점보다 나이가 더 든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몸이 늙어 여러 가지 질병들에 더 쉽게 걸릴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고 은퇴시점은 더 가깝게 다가온 상황이죠. 나이가 들수록 보험은 더 필요해지는 존재이기 때문에 최대한 유지하시는 것이 이롭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FC와 함께 보유하고 계신 보험에 대해 어떤 기능들이 있는지, 왜 나에게 필요한 보험인지 직접 꼼꼼하게 따져보시고 3년마다 한 번씩 보험 리모델링을 통해 꼭 필요한 보험들을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유지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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