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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 삿포로 여행을 권합니다.

아묻따 삿포로 혼자여행 - 놀멍, 쉬멍, 걸을 멍

by 사이

'오타루 마법에 걸린 걸지도'로 삿포로 연재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또다시 삿포로에 다녀왔습니다.

무언가 특별히 하려고 계획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밋밋한 일상 같은 여행도 각별했기에 함께 공유합니다.




야외 액티비티와 계절 옷을 걸친 풍경감상이 아니라면 비수기 삿포로 여행을 권합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곳으로 꽁꽁 숨고 싶을 때,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덮어 놓고 여행일 때, 때마침 비수기라면 “감사합니다.” 하고 부디 짐 챙기시길~!


항공료는 LCC에서 10만 원만 더 보태면 국적기 대한항공을 탈 수 있어 조금은 널은 자리에 앉아 하늘에서 구름 구경하며 밥도 먹고 영화도 볼 수 있다. 3-3-3열 큰 비행기라 덜 흔들리고 덜 위험하다는 생각이 혼자 떠나는 여행에 안정감을 준다. 숙박비 역시 가지고 있는 호텔티어(IHG)를 십 분 활용하니 전에 없던 가격! 작년 890원에 환전한 엔화로 숙박비를 계산하고 투숙에 따른 적립금과 추가 구매 적립금, 이벤트 적립금을 현금으로 환산하니 1박당 46,000원. 올해 들어 엔화가 올라가면서 삿포로역 주변 비즈니스호텔이 10만 원을 상회하는 금액과 비교해도 더없이 합리적이다. 게다가 더블나잇이 인정되면서 1박을 하면 2박으로 인정해 줘 나는 곧 스위트 업그레이드 쿠폰과 내년 라운지 액세스키(클럽라운지 무료 이용권)에 좀 더 쉽게 도달할 수 있게 됐다. 여행경비의 대부분이 비행기값과 숙박비인데 혜자로운 가격에 이번 여행은 ‘아묻따 혼여’ 되시겠다.


라벤더도 없고 소복이 쌓인 흰 눈도 없는 4월 초순. 군데군데 거뭇거뭇한 눈들이 쌓여 있고 후라노-비에이 꽃놀이도 없다.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하며 노천탕을 즐길 샤코탄 투어도 없지만 모든 것이 호젓하고 편안하다. 한 끼 먹는데 1~2시간 기다린다는 맛집도 줄 서지 않고 천천히 즐길 수 있다. 쇼핑도 인산인해 사람들과 부대끼며 정신없이 하지 않아도 된다. 내 걸음에 맞춰 이것도 봤다 저것도 봤다 모든 것이 한산해서 평온하다. 삿포로의 매서운 추위도, 무섭게 내리는 눈도 없어 길 미끄럽지 않아 좋고 두꺼운 외투로 몸이 무겁지 않아 발걸음도 가볍다. 적당한 쌀쌀함은 실내에서 야외로 나오면 ‘아! 시원해’ 할 정도의 날씨다. 주렁주렁 쇼핑백을 들 정도로 물건을 사진 않지만 호주머니에서 손 빼고 걸어도 손가락이 꽁꽁 얼지 않아 좋다.


특별한 볼거리와 다채로운 액티비티가 없는 애매모호한 극오브극 비수기 시즌에 나는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쉬다 왔다. ‘오~! 이런! 그냥 쉬러 삿포로에 가다니!’ 새삼 나의 영화로운 팔자에 무한 감사하다. 일상이 힘들어 잠시 멈춤하고 싶다면, 시간과 경제적으로 여건이 된다면 너도나도 가고 싶어 안달 난 계절이 아닌 너도나도 시큰둥한 계절에 삿포로로 떠나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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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혼자 지내기 좋았던 삿포로 ANA 크라운 호텔 / 노을과 야경 보기 좋았던 호텔 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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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맥주 박물관 3종 비어(左) / 숙소 근처 새우 베이스 수프카레 (中) / 우연히 발견한 탄탄멘 (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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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라떼는 언제나 옳다! (左, 中) / 다락방 같이 아늑했던 커피숍(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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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맛있는 맛!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는 텐동! (左) / 애덤이 서빙하던 징기스칸집 (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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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마주친 삿포로의 얼굴들, 삼 남매(맞나?)와 엄마(左) / 시계탑(中) / 스스키노 상징 니카상 (右)



삿포로역(21번 출구)에서 가깝고 오도리공원을 거쳐 스스키노까지 걸어 갈만 했던 숙소

https://maps.app.goo.gl/ijB8DJNvUW4DRzR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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